글로벌 TV업계 지각변동 본격화

日도시바·히타치등 사업축소 잇따라… "소수 메이저업체가 시장 독식" 관측도

세계적인 전자 기업들이 잇따라 TV사업에서 손을 떼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등 글로벌 TV업계의 지각변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본지 5월2일자 9면 참조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일본의 도시바와 히타치 등 전자 업체들이 해외 TV 생산거점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올해 말까지 영국 공장 생산을 중단한다. 도시바는 영국법인 프리머스 공장의 LCD TV 조립생산 라인을 없애고 설계기능만 남겨 250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대신 유럽의 남은 생산 거점인 폴란드 공장에서 물량을 대체할 계획이다. 또 히타치는 체코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800여명에 이르는 임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또한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와무라 다카시 히타치 회장은 "LCD TV 해외사업을 중단하고 일본 내수 사업에만 주력하겠다"고 언급했다. 역시 일본 기업인 파이오니아도 최근 3년간 경영계획 발표에서 "채산성이 떨어지는 LCD TV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업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영상사업부 정리 방침을 확정하고 TV사업을 매각할 계획이다. 이는 LCD TV 등 최근 업계의 주력 제품이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을 들여야 하는 쪽으로 전환된 점과 무관치 않다. 디지털TV 시대로 넘어오면서 전체 매출의 6~7%에 달하는 규모의 R&D 비용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후발 기업이 감당하기가 만만찮다. 여기에 글로벌 불황까지 겹쳐 사업을 접거나 대폭 축소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 업체들의 경우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커진 것도 이런 지각변동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TV 업계가 대폭 조정되고 소수 메이저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는 구도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 삼성전자나 LG전자, 소니 같은 대형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너 업체들의 사업 재편은 당장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면서도 "시장 점유율이 0.1% 미만인 TV업체가 무수히 많은 상황에서 가격 할인 등 시장 왜곡 요인이 제거된다는 점은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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