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순 이후 국내 시장에서 줄곧 주식을 내다팔던 외국인들이 1일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들은 은행주를 비롯해 실적에 비해 최근 주가가 조정을 많이 받은 대형주 위주로 2,484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그동안 해외 투자가들의 심리를 위축시켰던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및 인플레 우려가 상당 부분 불식된데다 국내총생산(GDP) 등 3ㆍ4분기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 배럴당 국제유가가 60달러 이하로 떨어진 점도 증시 상승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지분율이 지난해 말 42.8%에서 현재 40.35%까지 감소해 공격적으로 추가매물을 던질 여지는 많이 줄었다면서도 조기 순매수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은 국내 주가가 오르면 차익실현 욕구가 커질 것이고 미국 10년 국채 금리도 현재 4.5%선에서 내년 봄 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여 외국인의 조기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현재의 비중을 대략 유지하는 선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는 한편 저평가된 종목의 투자저변은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 팀장은 “외국인들은 9월14일부터 10월31일까지 하루 평균 8,800억원 이상 팔고 7,600억원 이상 사들이며 사상최고 수준으로 매매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현 비중을 유지하는 선에서 오른 종목은 팔고 저평가 종목은 사들이는 교체매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최근 보유지분의 2%가량을 순매도하며 어느 정도 차익실현 욕구가 마무리국면에 들어갔다”며 “국내와 미국 경제전망이 긍정적이고 미국 금리인상도 내년 봄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비달러화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순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