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벌인 일일 택시기사 체험은 이벤트 회사가 기획한 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택시에 탔던 승객 중 일부가 이벤트 회사로부터 보수를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노동당 소속 옌스 슈톨텐베르크 총리(54·사진)의 택시기사 체험 이벤트 영상에 등장했던 승객 중 5명이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트라이'라는 업체로부터 각각 500크로네(약 10만원)가량의 사례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슈톨텐베르크 총리의 친구가 운영하는 트라이 프로덕션은 지난 6월 총리가 택시를 몰며 평범한 시민들과 소통하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몰래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했다.
집권 노동당의 피아 굴브란드젠 대변인은 AFP통신에 "돈을 받은 승객은 노동당을 위한 영상 제작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만 받았을 뿐"이라며 "이들은 총리를 만날지는 전혀 몰랐고 따라서 총리를 만났을 때 반응은 꾸며낸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슈톨텐베르크 총리는 현지 언론인 VG에 "영상이 만들어진 후에야 승객들이 돈을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나는 '아무 문제 없다'는 프로덕션 회사의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빌미를 잡은 진보당 등 야당은 즉각적인 공세에 나섰다. 배르트 호크스루트 진보당 대변인은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선이 다음달 9일로 다가온 가운데 슈톨텐베르크 총리의 중도좌파 연정은 지지율에서 야당에 크게 뒤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