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부동산 대책] 주요 내용·실효성

좋은 입지·임대료 수준이 성공 열쇠
주택 '소유' 개념 강해 質나쁠땐 외면 받아
전문가 "계획대로 추진땐 전·월세 시장 안정"
정부 "2017년까지 5가구중 1개는 임대주택"



31일 정부가 내놓은 공공주택 공급물량 대폭 확대 방안은 크게 오른 집값 때문에 자력으로는 내집마련이 어려운 저소득계층과 봉급생활자의 주거불안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1ㆍ11대책의 원가공개와 분양가상한제로 민간공급이 크게 위축될 것을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도권의 경우 주요 지역의 택지는 이미 고갈돼 임대주택을 지을 곳이 크게 부족한데다 지방에는 이미 임대주택이 수요를 초과해 넘쳐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임대주택 260만가구 늘려=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임대주택 비축물량을 340만가구 수준으로 늘려 전체 가구수의 20%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밝혔다. 주거의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5가구 중 1가구는 임대주택이 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애초 2012년까지 185만가구로 설정했던 임대주택 비축 규모를 230만가구로 늘리고 2017년 목표는 340만가구로 잡았다. 새로 추가된 임대주택분만 155만가구다. 신규 공급방안은 ▦임대주택펀드를 통한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건설 ▦2013~2017년 국민임대주택 연 10만가구 공급 ▦5년 민간임대사업을 10년으로 전환 등이다. 먼저 비축용 임대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연간 7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임대주택펀드를 통해 연간 평균 5만가구씩, 총 50만가구가 공급된다. 우선 올해 5,000가구가 시범 건설되며 내년 이후 2016년까지는 매년 5만가구씩, 마지막해인 2017년에는 4만5,000가구를 공급된다. 또 애초 2012년까지만 국민임대주택 건설(총 100만가구) 계획이 잡혀 있었으나 이를 2017년까지 5년 연장해 총 50만가구를 추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임대, 전세임대도 30만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아울러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기존 5년 민간임대주택을 10년으로 연장해 추가로 25만가구가 공급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임대주택 성공하려면=임대주택 정책이 성공하려면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입지와 임대료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판교에서 주공이 공급한 임대주택이 3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것은 판교가 갖는 입지에 임대료도 비교적 저렴했기 때문이다. 또 기존의 임대주택이 외면받은 이유도 입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돼 어느 곳에 택지를 확보하느냐가 정책 성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비축용 장기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2010년까지는 이미 확보해놓은 공공택지의 여유분(약 600만평)을 활용하고 내년부터 1,650만평의 공공택지를 확보해나가겠다는 계획만 밝히고 있다. 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정부는 비축용 임대의 임대료 수준을 약 2억5,000만원대 30평형 주택의 경우 보증금 2,500만원에 월임대료 52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전세로 환산하면 약 1억2,000만원이 된다. 하지만 현재 수도권 외곽의 30평형 전셋값은 1억원 이하여서 오히려 민간 전세보다도 비싸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30평대 임대주택이 공급되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수급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임대라는 면에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입지나 질적인 면에서 우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영향은=정부는 2017년 임대주택 비중이 20%대에 달하면 민간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장담한다. 주거 부문의 사회안전망이 갖춰진다는 얘기다. 또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전월세 및 중소형 주택 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조급증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주택에 대한 ‘소유’ 개념이 강해 수요가 ‘임대’로 옮겨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질 좋은 임대주택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종완 RE멤버스 소장은 “그 동안 임대아파트 공급은 말이 앞선 측면이 많았는데 연간 공급계획이나 재원조달 방법 등이 구체화되면서 현실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전월세 시장과 중소형 주택시장은 크게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존 고급아파트나 분양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져 주택시장이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소형과 달리 중대형은 거주 이외에 재테크 개념이 추가되는데 임대주택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