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마케팅 "극으로 달려라"

`어중간해서는 눈에 들지 못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점차 각박해지는 일상, 그에 대한 반동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웰빙`스타일 등 소비자의 욕구가 갈수록 다변화됨에 따라 `모 아니면 도`식의 극(極)을 지향하는 마케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어중간하게 비싼 고가 및 중가제품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입는 것과 달리 불황기 서민을 노리 초저가 제품이나, 아예 불황에도 끄떡없는 고소득층을 노린 `초고가`제품이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 `극과 극은 통한다`는 논리가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이유다. ◇초호화 vs. 초저가 마케팅= 국내 업체들이 신규 브랜드 출시 계획을 속속 연기하는 와중에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해외 브랜드는 국내 경기와는 무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리고 있다. 진주로 유명한 일본의 `미키모토` 런칭, 초고가 시계인 `로렉스`가 한국지사 설립에 이어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나섰고 `바쉐론 콘스탄틴`은 여성전용 신규 라인을 출시했다. 당초보다 소폭 못미치는 경우도 있지만 어중간하게 비싼 명품 브랜드와 달리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들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 반면 대다수 브랜드들은 파격적인 할인폭을 내세우며 저가 마케팅에 돌입했다. 노 세일을 외치던 패션 브랜드들이 40%대의 대대적인 세일에 나서고, 캐주얼 브랜드중에는 캐시미어 스웨터를 7만원대, 일반 스웨터는 2만원 정도면 구입할 정도로 초저가 제품이 속속 쏟아진다. 외식 시장 역시 햄버거 1,000원, 패밀레 레스토랑 음식 가격 40% 할인 등 저가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다. ◇초고속 vs. 슬로우= 외식 시장에서는 `웰빙`을 의식, 아예 초고속으로 음식을 제공해 시간적인 여유를 제공하거나, 공이 든 음식을 천천히 제공하는 `슬로우 푸드`를 지향하는 마케팅이 각광을 받는다. 외식업체 썬앳푸드가 최근 오픈한 일본의 스테이크전문점 `페퍼런치`는 고기를 280도의 고출력 철판에 구워 주문한 지 110초만에 갓 익힌 스테이크를 제공한다. 스테이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통념을 깨고 바쁜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개발된 스테이크 메뉴로 지난 28일 명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반면 주문을 받아야 음식을 만들기 시작해 적잖은 시간을 요하는 대신 갓 제공하는 음식의 맛을 내세우는 곳도 `슬로우`마케팅도 인기. 치킨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교촌치킨`의 경우 슬로우푸드 운동 동참을 선언, 정성어린 음식임을 내세워 20~30분 대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패션 시장에서도 쿠아, 후아유 등 약 2주 단위로 매장내 제품을 교체하는 스피드형 `SPA`매장이 캐주얼 업계에서 인기르 끄는 반면 신사복 업계에서는 1주일 가량 소요되는 맞춤 브랜드가 꾸준히 시장을 넓히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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