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70원 올랐는데… 원화표시 수출은 5% 감소

■ 위기의 수출

지난해에 비해 원·달러 환율이 70원 가까이 올랐지만(원화 가치 하락) 원화 표시 수출액 감소폭은 오히려 더 커졌다.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환산 수출액은 커지게 마련이다. 예컨대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일 때 1달러인 제품을 수출하면 수출액이 1,000원이지만 1,100원으로 오르면 원화 기준으로 100원을 더 번 것이 된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수출액 감소폭이 달러 대비 원화 절하폭보다 커지며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0.9% 감소한 423억9,200만달러. 원화 기준(1,091원27전) 수출액은 46조2,6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8조7,659억원)보다 5.13%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8월(-8.6%)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전년 동월(1,024원99전)보다 6.47% 올랐다. 한마디로 이달 수출액이 6.47% 줄어든 446억8,700만달러를 기록해도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화 표시 수출액은 지난해(48조7,659억원)보다 줄지 않는다. 하지만 수출액은 이보다 더 하락한 424억원까지 내려갔다.

수출액이 더 크게 줄어든 것은 원화보다 경쟁국들의 통화가 더 빠르게 절하되며 이들 시장으로의 수출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엔 환율은 100엔당 904원50전으로 지난해(1,006원99전)보다 10.18% 절상됐다. 일본 입장에서는 우리 제품 가격이 10% 오른 것이다. 원·유로화 환율도 유로당 1,219원27전으로 지난해보다 13.33% 가치가 올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달러 대비 원화 약세보다 엔화 약세가 더 가파른 탓에 환율효과를 전혀 못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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