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할부’가 ‘일시불’판매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화된 불경기가 온라인 쇼핑족들의 결제 패턴까지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11번가는 올들어 9월까지 소비자 구매 행태를 분석한 결과 할부 비중이 52%로 일시불(48%)보다 많았다고 15일 밝혔다. 일시불이 52%, 할부가 48%였던 지난해와 비교해 수치가 뒤집힌 것이다.
이는 침체된 경기에 고물가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6개월 이상 장기 할부로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 측 분석이다.
올 1~9월 11번가에서 15만~45만원대 저가 TV, 김치 냉장고 등의 6개월 장기 할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나 증가했다. 패션의 경우 20만원 이상 구매고객 중 전체의 53%가 6개월 이상 장기할부로 구매했다. 작년에는 6개월 이상 장기할부가 37%에 그쳤었다. 가격대가 높지 않은 식품의 경우도 10만원 이상 구매고객 중 55%가 장기 할부로 구매했다.
남성들의 할부 비중 증가도 한 원인이다. 할부 구매 성비를 보면 남성 45%, 여성 55%로 지난 2010년의 남성34%, 여성 66%에 비해 격차가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11번가의 한 관계자는 “극심한 불경기로 할부 구매가 일시불보다 선호되는 결제 수단이 되고 있다”면서 “특히 여성에 비해 할부 결제를 꺼리던 남성 고객들의 할부 결제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