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 제도가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된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0일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인원이나 신입사원 연봉 등의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다음달 중 공공기관에 잡 셰어링 제도 도입을 위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 임직원에까지 잡 셰어링을 도입할 경우 인력이 늘어나 공공기관 선진화에 역행하고 노동조합이 반발하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신입사원에만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의 초임을 깎는 대신 채용인원을 늘리는 고용확대책이 대다수 공공기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5일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낮춰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을 강구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주요 공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9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신입직원의 임금을 낮춰 채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에 대해 검토해볼 것”을 지시했다. 한수원은 2007년만 해도 신입직원을 상ㆍ하반기로 나눠 350명을 뽑았으나 지난해에는 채용을 하지 못했다.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도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한전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만 뽑은 뒤 하반기에는 최고경영자 교체와 공기업 선진화 추진 등이 겹치며 직원을 뽑지 못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노무처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임금을 내리면 어느 정도 추가채용이 가능한지 살펴보고 있다”며 “구체적 채용계획은 현지 진행 중인 사내 인사문제 등이 마무리되면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했다.
KOTRA는 ‘10개월짜리 단순 업무보조 아르바이트’라는 비판을 받아온 인턴제도를 입직 관문으로 활용해 이들 상당수를 정식 채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면접이나 경력 정도를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인턴 채용을 정식 신입직원 채용처럼 엄격하게 진행한 뒤 인사수요를 감안해 인턴 과정에서 성적이 우수한 사람들을 채용하는 ‘진짜 인턴사원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수출보험공사는 올해 채용인원을 정하지 못했지만 대신 인턴을 늘려 뽑기로 했다. 규모 확대에 나선 석유공사도 잡 셰어링을 통한 채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자원개발 분야 인력 21명을 채용해 상반기에는 채용계획이 없지만 회사가 전반적 인력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잡 셰어링 등의 방식을 통한 채용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