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벽 복원 완료

유럽인의 ‘만리장성’ 14세기 모습 되찾아

중국에 만리장성이 있다면 유럽에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성벽’이 있다. 총 길이 5.4㎞인 이 성벽은 규모로는 만리장성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두브로브니크 공화국(12~19세기)의 도시 방어시설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브로브니크 공화국은 한때 소금 생산지이자 아드리아해안 유일의 해상무역국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와 경쟁하기도 한 나라였다. 이 성벽이 수십 년에 걸친 복원 작업 끝에 14세기 당시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22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두브로브니크 성벽은 건설 당시 노동력을 강제 동원하지 않고 임금을 지급하며 지었고, 성벽 안쪽에 세심하게 계획된 도시가 존재했다는 특이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19세기 합스부르크 왕조의 수탈과 지진 등을 거치면서 성벽은 심하게 파괴됐다. 이후 1979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지정과 함께 복원작업이 시작됐다. 지금은 유럽에 남아있는 성벽 가운데 최장구간을 자랑한다. 성벽 복원에 참여한 이보 로미치는 "지난해에만 관광객 76만5,000명이 찾아와 성벽을 따라 걸었다"면서 "복원이 끝난 지금은 전보다 성벽 길이가 훨씬 길어졌다는 게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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