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둔치도 개발 싸고 지역사회 갈등 우려

시민단체 "문화공원 조성"
지주들 "물류 인프라 구축"
市선 아직 개발 방향 못정해


부산 강서구 둔치도 개발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시민단체, 지주 등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지역사회의 갈등이 우려된다. 1일 부산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100만평문화공원조성범시민협의회는 부산을 녹색문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 강서구의 둔치도 일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협의회는 이 일환으로 10년 동안 모은 기금으로 매입한 둔치도 토지 4만3,890㎡ 중 2만5,410㎡를 부산시에 기증하기도 했다. 둔치도는 서낙동강에 인접한 하중도(河中島)로 204만8,984㎡ 규모며 부산신항배후 국제산업물류단지 조성사업 계획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국공유지는 372필지로 지분율 17.33%(35만5,013㎡)이며 사유지는 781필지로 82.62%(51만2,426㎡)다. 시민단체의 둔치도 공원화에 대해 일부 지주들은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둔치도에서 인접한 을숙도 철새공원이 57만여평(190만여㎡), 낙동강둔치생태공원이 42만여평(140만여㎡) 등 이미 100만평의 공원이 조성돼 있는데 추가로 조성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둔치도는 부산신항 배후부지 활성화를 위해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향이 맞다"며 공원조성 반대입장을 밝혔다. 지주 A씨는 "부산에는 대형화물차량의 주차시설, 차고지 등이 부족한 데다 부산신항만 개장으로 둔치도 인근의 배후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국제산업물류도시를 위한 국가정책사업으로 정부가 고시한 지역의 중심에 위치한 둔치도에 대형화물차량 휴게소나 주차시설 등을 만드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시의 화물자동차 등록대수는 현재 약 3만대 가량이며 부산 곳곳의 화물 주차면을 모두 합하더라도 8,000여면 수준으로 주차면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앞으로 신항만 30선석이 완전 개장되면 배후도로의 교통ㆍ물류의 정체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둔치도는 지난 2008년 부산신항배후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 계획지역으로 고시된 이후 일체의 개발행위가 제한돼 있다. 부산시는 아직 구체적인 개발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계획에 따라 1단계 공사를 진행중"이라며 "개발 추이를 지켜보면서 둔치도 개발 방향을 정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어 "공원 조성은 시가 계획하고 있는 개발 개념과는 맞지 않으며 물류 인프라 조성 또한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주들은 최근 '둔치도 종합개발 범시민연대'를 발족,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달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둔치도 종합개발 범시민연대의 한 관계자는 "부산신항 완공에 따라 물류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미리 준비한다는 차원에서 물류 인프라를 조성하면 된다고 본다"며 "부산시도 유연성 있게 개발계획을 수정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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