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새로 출범한 헝가리 정부가 알려진 수준보다 재정적자가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해 그리스 사태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4일 헝가리 총리실 페테르 시여르토 대변인은 TV2 방송과의 회견에서 “재정적자가 전 정부가 관리해온 것 보다 훨씬 심각한(grave)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 시점의 정확한 재정적자 수치를 공개한 뒤 사흘 내 경제 정책 실행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에서 헝가리의 디폴트 보험비용을 뜻하는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스프레드는 0.43%포인트에 달하며 지난 2009년 7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A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새 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말 재정적자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헝가리 중앙은행은 현재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5%가 될 것이라 추정했지만 일부 정부 관리들은 7%를 언급하기도 했다.
대변인은 “새 정부는 그리스 사태와 같은 길로 걷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정부 적자가 확대될 수 있어 개혁이 필요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전날 더 빠른 속도의 재정적자 축소를 헝가리에 촉구했다. 이는 헝가리 새 정부가 긴축보다 성장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GDP의 3.8%)를 크게 뛰어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헝가리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늘어나는 차입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200억 유로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