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 대사 "공산품위해 농산물 양보가능성"

김현종 본부장도 "농업등 민감부문 신축용의"
농민단체 반발 거세질듯

세계무역기구(WTO) 홍콩 각료회의에 참석중인최혁 제네바 주재 한국대사는 14일 "공산품 등 우리나라의 수출품목에서 다른 나라의 관세가 내려가면 (우리가) 진출할 여지가 있는 만큼 (농산물 분야에서) 양보의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대사의 언급은 국내공산품의 해외수출을 위해 농업부문 협상에서 종전의 입장에서 선회, 양보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돼 농민단체의 반발과 논란이 예상된다. 최 대사는 한국기자단에 대한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후로 예정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각료회의 기조연설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농업부문에서의 양보가능성'을 내비쳤다. 최 대사는 김 본부장의 연설내용중 "신축적일 용의가 있다"는 언급에 대한 설명에서 "농업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주는 나라인데 비해 공산품 분야 등 수출품목은 다른 나라의 관세가 내려가면 진출할 여지가 많은 만큼 양보의 가능성을 열어둘 수도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미리 배포한 원고를 통해 "한국이 다자무역을 통해 발전해 왔지만 농업을 포함해 아직도 국내적으로 민감한 일부 부문이 여전히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상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신축적일 용의가 있으며 협상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은 모든 협상 분야에서 균형된 성과를 확보하는게 성공적인협상 타결의 관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에는 NAMA, 서비스, 반덤핑협상에서의 가시적인 성과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의 연설내용과 최 대사의 부연설명을 놓고 논란이 일자 협상대표단은김 본부장의 연설원고를 수정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윤장배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오늘 오전 박홍수 농림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협상전략 회의에서 한국 농업의 특수성과 농민들의 입장을 적극 고려해 김 본부장의연설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면서 "실제 연설에서는 이러한 언급이 없을 것이며 김본부장의 원고내용은 정부의 공식입장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정책관은 "우리가 농업부문에서 양보할 상황도 아니며 농민의 사정을 어찌감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최 대사도 "협상에 임할 때 특정한 내용이 아닌 일반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논란 진화에 나섰으나 한국협상단의 수석대표인 통상교섭본부장과 WTO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 제네바에서 DDA협상을 주도해온 최 대사의 언급으로 인해 논란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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