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초점] 투신·외국인 주도권 싸움 치열

주식시장에서 투신과 외국인이 팽팽한 세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지수가 800포인트를 넘어선 지난 6월부터 투신권의 사자세력과 외국인의 팔자세력간의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 일단은 지수 1,000돌파로 국내 투신권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외국인은 최근 매도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투신을 위시한 기관은 지난 3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서 6월 1조1,087억원의 순매수를 보였고 7월들어 9일까지만 1조5,820억원을 순수하게 주식을 매입했다. 반면 5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은 6월 7,322억원을 순매도하더니 7월들어 9일까지 2,423억원을 순수하게 팔고있다. 아직까진 주식형 펀드로 중무장한 투신권이 외국인의 매물을 소화해내며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12일 외국인 매도에 일반인까지 가세하며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투신권의「나홀로」떠받치기가 위협받는 모습이다. 물론 시장전문가들은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돈이 엄청나기 때문에 대세상승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3조3,120억원이 늘어나며 9일 현재 주식형 펀드잔고는 35조4,443억원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빅5 위주로 이익실현 차원의 매물을 계속해서 쏟아낼 경우 지수가 하락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환율이 달러당 1,500원대 이상이던 지난해초 유입된 외국투자자금이 매매차익은 물론 환차익까지 맛보며 대거 매물화하고 있는 상황. 한화증권의 구돈완 선물옵션팀장은『아직까진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워낙 강강해 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여름내내 지속될 경우, 대세상승장이 꺾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수가 실적대비 단기급등한 만큼 외국인들은 경제지표 대폭 호전,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의 대형 호재가 없다면 당분간 매도세력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고 상당수 중저가 우량대형주나 실적 호전주로 옮겨가고 있어 지수가 조정을 받을 경우 다시 외국인이 매수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있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순유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 6월 올들어 처음으로 4,700만달러의 순유출을 보였지만 7월들어 9일 현재 9,000만달러의 순유입을 보이고 있는 사실이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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