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ECB 양적완화가 주는 두 가지 효과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5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25%에서 0.15%로 초단기 수신금리인 ECB 예금금리를 0%에서 -0.10%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가계와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특수목적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오는 9월과 12월에 걸쳐 4,000억유로(원화 556조원) 규모로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비금융기업 채권을 기초로 한 자산담보부채권(ABS) 매입 준비작업 등과 같은 신용확대 조치도 시행하기로 했다. ECB는 통화확대와 신용확대 정책을 동시에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이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조치였다.

이번 ECB의 통화완화 및 신용확대 정책은 통화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유럽 경기확장국면을 지속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유럽 경기가 회복되면 중국의 유럽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즉 중국의 가장 큰 수출지역은 유럽이고 한국의 가장 큰 수출지역은 중국이기 때문에 유럽→중국→한국 순서로 경기부양의 낙수효과가 밀려올 수 있다. 실제 수치로 보면 유럽 수입금액이 전월 대비 1% 증가할 경우 신흥 아시아 수출금액은 전월 대비 0.44% 증가한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0.39%와 0.05%로 유럽보다는 낮은 편이다.

또 ECB의 이번 신용확대 조치와 10월 중 마무리될 예정인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감안할 경우 향후 유럽은행의 디레버리징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높다. 과거 ECB의 기준금리 인하, LTRO 실행 당시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경향이 있었다.

2010년 1월~2011년 4월 유럽은행의 레버리징 국면에서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3조 2,50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통화완화와 신용확대 정책이 동시에 실행됐던 2011년 12월~2012년 3월 유럽계 자금은 국내 증시에서 6조4,11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참고로 동 기간 총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0조4,830억원이었다.

결론적으로 이번 ECB의 통화정책을 통해 우리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유럽 경기회복세가 유지될 것이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수출경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둘째 국내 증시에서 이탈했던 유럽계 자금이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금유입 효과도 기대해볼 만한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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