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한국의 개인부채 탕감 정책으로 올 상반기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C 한국 지사는 올 상반기 8억6,100만 달러의 세전 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3억 300만 달러의 순익을 냈던 것에 비해 적전 폭이 가파른 셈이다. 이로써 SC 전체의 올 상반기 세전 순익은 33억3,000만 달러에 달하며 전년보다 16% 줄었다.

SC 한국 지사의 실적 부진 주요 원인은 박근혜 정부의 부채 탕감 정책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지난 3월 발표된 ‘국민행복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다중채무 구제안 때문에 은행권이 개인 부채의 30-40%를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피터 샌드 SC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올해 한국시장이 가장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계속 영업을 유지해 갈 것이라 말했다. 샌드는 그러나 한국 비즈니스에 대해 비용 절감 등 구조 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FT는 영국의 또 다른 다국적 은행인 HSBC가 올해 한국에서 기업 금융을 제외한 소매 금융 및 자산운용 비즈니스를 철수키로 했음을 상기시켰다.

이에 대해 한국 SC 은행 관계자는 “한국 실적은 런던 본사에서 매년 시행하는 영업권 재평가에 따라 10억 달러를 그룹 장부에 반영한 회계상의 결과”라며 “실제 한국의 영업성과는 당기 순이익을 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