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00억이상 남기고도 등록금은 해마다 올려

수도권 사랍대 저정운용실태 살펴보니…
학부모 돈으로 땅 매입·건축비 충당 드러나

年100억이상 남기고도 등록금은 해마다 올려 수도권 사랍대 저정운용실태 살펴보니…학부모 돈으로 땅 매입·건축비 충당 드러나 이성기 기자 sklee@sed.co.kr 대학 등록금 인상과 관련, 매년 두자릿수 가까이 오르는데도 불구하고 그 근거가 불투명하고 사용처 역시 잘 공개되지 않아 학교와 학생 간 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사립 대학들이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평균 100억원 이상의 돈을 법인 자산으로 적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등록금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 매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대학 재정 투명화와 등록금 인상에 대한 합리적 근거 마련 등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27일 발표한 '대학재정운영과 등록금 책정 타당성 관련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고려대와 연세대 등 수도권 소재 60개 사립대의 2006년도 기금적립 총액은 6,284억여원으로 학교당 평균 108억여원이나 됐다. 지난해 10월~올해 2월 수도권 소재 4년제 대학 69곳(국립대 포함)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와 각종 보고서 등을 통해 예ㆍ결산 자료와 등록금책정심의기구 운영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들은 적립금을 연구기금이나 장학기금 등 학업 관련 분야보다 학교법인의 자산이 되는 건축기금(43.20%)이나 용처가 불분명한 기타기금(41.29%)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의대와 서울기독대(100%), 홍익대(98%)는 거의 모두 건축기금으로 적립했고 건국대(97%)와 성균관대(90%)는 대부분 기타 기금으로 적립하는 등 전체 적립금 84%가 건축기금과 기타기금으로 적립됐다고 참여연대 측은 설명했다. 건대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기타기금은 출판사업, 도서 확충, 실험기기 확충 기금 등 9개 기금으로 세분돼 있다"며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또 대학들은 재단의 예산이 아닌 학생들의 등록금을 이용해 건물 등 부동산 매입과 건축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와 연세대 등 35개 대학의 2006년 재단 자산 전입금은 0원이었으며 같은 해 대학이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한 건축비와 부동산 매입비 지출액은 고려대 609억원, 이화여대 537억원, 경희대 402억원, 한양대 354억원 등에 이르렀다. 한 사립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매년 수백억원을 재단 이월금으로 넘기면서 등록금을 올리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대학 재정 운영 상황을 철저히 감시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등록금 책정 과정에 학생 참여가 보장되는 공식기구가 있는 곳은 7곳 군데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형식적 운영에 그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참여연대의 한 관계자는 "대학 재정 투명화와 등록금 책정 민주화를 위해 ▦등록금 회계 분리 독립 ▦적립금 액수와 용도 제한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록금 책정 심의기구 구성 의무화 ▦교육부 산하 등록금 심의회 설치 등의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과정에서 이화여대 등 10개 대학은 정보공개청구 접수 자체를 거부했고 21개 대학은 비공개 처리하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였다고 참여연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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