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변호활동이 점점 국제 공조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율촌은 국내 로펌 중 공정거래 분야에서 만큼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최상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지난 6년간 이어진 초대형 다국적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국의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간의 싸움에서 MS의 항복을 받아낸 숨은 주역은 법무법인 율촌의
이선희(42ㆍ사진) 변호사다.
사시 29회, 사법연수원 19기 출신인 이 변호사는 지난 2005년 15년간의 판사 생활을 마치고 율촌에 둥지를 텄다. MS와의 소송은 율촌으로 옮긴 후 주도적으로 맡은 첫 번째의 소송. 그는 “세계적인 대기업과의 분쟁인데다 파장력이 엄청난 사건이라 긴장도 많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초대형 기업 MS와 소송을 벌인 국가는 지금까지 미국, EU 그리고 대한민국 3개 뿐이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MS의 윈도우에 윈도우 미디어, 메신저 끼워팔기. 이미 EU와의 소송에서는 지난 9월 MS가 패소했지만 한국의 상황은 약간 달랐다.
이 변호사는 “수준 높은 인터넷 유저들이 있는 한국은 윈도우 메신저와 미디어 플레이어가 이미 곰플레이어, 네이트온 등과 활발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EU와 같은 상황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MS측은 또 윈도우에 메신저, 미디어플레이어가 탑재된 것은 ‘끼워팔기’가 아닌 ‘기능 통합’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법리적으로 논란이 있을 수는 있으나 특별한 장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누려야 할 이득보다 부당하게 높은 이득을 얻고 있다면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한 명백한 공정거래 위반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변호사는 MS가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윈도우를 등에 업고 시장의 우월적인 위치를 차지한 부분을 부각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민법 전공이었던 이 변호사가 공정거래법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은 판사시절 미국 하버드 로스쿨에서 연수를 받았을 때다. 이 변호사는 “다분히 사변적이라 할 수 있는 유럽식의 민법보다는 사회, 경제적인 이슈와 리서치에 바탕을 둔 공정거래 분야가 더 적성에 맞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귀국 후 이 변호사는 공정거래 사건을 전담하는 서울 고등법원 특별6부에서 판사로 일하며 이 분야에서 좀더 확고한 실무 경험을 쌓았고 공정거래 ‘맞춤형’ 변호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 변호사는 “공정거래란 결코 외국자본에 맞서 국내 경제를 지킨다는 국수주의적 개념은 아니다”며 “공정위측을 대리하든 업체 측을 대리하든 우리나라 현실에서 시장지배의 남용을 어떤 수준까지 봐야하는 지를 찾아 공정한 거래의 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