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복 한국SC은행장 "스펙보다 한우물 파는 것이 성공 비결"

서울경제신문 CEO초청 외대 특강




"외국계 은행장을 맡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영어를 잘 못합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진출해 있는 70개국 임원들이 회의를 할 때 유일하게 통역을 쓰는 한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행장이 되기 전까지는 영어로 진행되던 우리 임원회의도 제 취임 이후 한국어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는 영어를 잘하는 분들도 아주 많으시죠? 우리 회사 임직원들도 영어 실력이 매우 뛰어납니다. 그분들에 비하면 저의 스펙은 많이 떨어지지요. 하지만 저는 뱅커로서 전문성을 키우자는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그 길만을 달려온 결과 열악한 조건에서도 행장 자리에 오르게 됐습니다."

박종복(사진)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은 23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서울경제신문·서울경제 TV SEN·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CEO 초청 특강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SC은행장의 '성공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평소 말솜씨가 뛰어난 연사로 소문 난 박 행장은 이날 간단한 키워드만 적힌 13장짜리 파워포인트를 제외하면 단 한 줄의 원고도 없이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강연을 소화해냈다. 직원이나 고객을 대상으로 강연이나 발표를 할 때는 물론 주례사를 할 때도 원고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라는 박 행장은 "청중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준비해온 말만 읽고 가는 것은 일방적이고 형식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행장은 "주제만 가져가서 현장 교감을 하다 보면 더욱 생동감 있는 소통을 하게 된다. 물론 그러다가 실수할 때도 있지만 살아 있는 강연을 하는 것이 청중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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