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이마트 경남 통영점에 입점해있는 조선호텔 베이커리 ‘데이앤데이’에 손님들이 빵을 사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
|
빵이 안 팔린다. 제빵업체들이 대량 생산하는 양산빵의 매출 신장세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일부 할인점에서는 역신장 현상까지 빚어지는 등 ‘빨간 불’이 켜졌다.
반면 고급 빵인 베이커리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웰빙 영향으로 소비자의 식습관이 변했기 때문. 이 같은 흐름 속에 편의점도 베이커리 쪽으로 급속히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 '양산빵' 매출 신장세 꺾여
할인점인 이마트의 경우 양산빵의 매출 신장률이 지난해 2.5% 증가에서 올해는 –5% 역신장세로 돌아섰다. 이마트에서 양산빵이 마이너스 성장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250여개의 양산빵을 판매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신장률이 2003년 9%에서 지난해 6%대로 줄었고, 올해는 3%대로 떨어졌다. 이마저도 지속적으로 20~30% 할인행사를 펼친 덕분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 홈플러스 역시 매년 1~2%씩 매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양산빵 매출이 저조한 이유는 고객의 입맛이 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양산빵 담당인 마기한 과장은 “비만, 웰빙,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렴한 가격을 기반으로 아이들 간식용으로 주로 판매되던 양산빵의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 고급 베이커리는 시장 커져
양산빵이 소비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사이 고급 빵인 베이커리 시장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2005년 2.2% 성장에서 올해는 4%대로 늘었고, 매출 규모도 양산빵보다 4배나 커졌다. 특히 단가가 높은 케이크는 9%대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월 매출이 전년대비 8~10% 가량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며, 신규 점포의 경우 베이커리 코너를 기존 20~30평에서 40~50평 규모로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직접 운영하는 ‘빵 굽는 집’의 인기에 힘입어 베이커리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늘어났고, 신라호텔과 제휴해 영등포점 등 3개점에서 운영하는 ‘아띠제 블랑제리’는 전년 동기대비 40%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베이커리 담당 이수환씨는 “식습관이 변하면서 베이커리 코너가 소비자의 주요 쇼핑 품목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수요가 많아 점포 출점시 베이커리 코너를 식품매장의 좋은 위치에 배치한다”고 전했다.
◇ 편의점도 베이커리로 눈 돌려
이 같은 고객의 입맛 변화는 편의점도 예외는 아니다.
GS25가 2,300개 점포를 대상으로 올 9월까지 빵류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양산빵은 전년대비 15% 하락한 반면 프리미엄급 베이커리빵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훼미리마트 또한 지난 4월을 기점으로 양산빵의 판매곡선이 내림세로 돌아선 반면 베이커리는 매달 평균 2%의 꾸준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체들이 앞 다퉈 베이커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GS25는 지난해 10월 고급 베이커리 ‘빠띠스’를 선보인 이후 최근엔 매장안에서 직접 빵을 만드는 베이커리형 편의점을 운영중이다. 훼미리마트는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인 ‘후라만도르’ 품목을 연내 15종으로 늘리고 빵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대에서 3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롯데브랑제리와 손잡고 만든 베이커리 ‘BBS’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충북 증평에 첨단 자동화 설비와 위생 시스템을 갖춘 신공장을 준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