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ㆍ전세ㆍ월세 모두 수급불균형이 심각하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분석한 부동산 시장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한숨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전월세 가격 급등에 따른 중산층 가계대출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대형주택 보유자의 재무위험도 심각하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2013년 들어 매매ㆍ전세ㆍ월세 등 거주형태별 주택시장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측면의 잠재위험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매시장에서는 대형 주택시장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수도권 고가 대형주택 보유자의 재무위험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6억원 이상 담보주택 보유차주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대출/소득)이 267.7%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매도를 통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득이 감소하면 채무부담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매매시장 부진은 전세시장이 과열로 이어지고 있다. 매매시장 침체로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입자의 대출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은행권 전세자금대출자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6월 말 현재 213.8%)이 은행이나 일반 주택담보대출자보다 여전히 높다.
특히 보고서는 임차인의 전세자금대출이 임대인의 채무상환에 쓰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6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조기상환(2,000만원 이상) 차주 비중은 26.8%로 늘었다. 이는 ▦2010년 말 9.3% ▦2011년 말 15.6% ▦2012년말 22.5% 등과 비교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여준다. 보고서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계약 만료시 전세금 회수 여부와 관련된 리스크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월세시장의 경우 임대사업 주 대상인 오피스텔과 상업부동산 임대료 가격이 급락하면서 임대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임대 자영업자 레버리지 비율은 6월 말 현재 무려 475%에 이른다.
보고서는 "임대인은 해당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는 한 임차인이 매달 내는 월세에 상당부분을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임대료를 지불해야 할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 등에 종사하는 자영업자 영업활동 성과가 부진해지면 임대인 역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