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노조의 계속된 파업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입니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29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송년 간담회에서 “올해 자동차 판매는 내수 58만2,000대, 수출 192만대를 합쳐 총 250만대가량으로 당초 목표(268만9,000대)에 19만대 정도 못 미칠 것”이라며 “솔직히 환율보다 노조 파업이 (목표달성에) 더 큰 어려움을 줬다”고 노조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현대차 최고경영진이 이처럼 노조를 직접 거명하며 경영차질의 책임을 물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현대차 경영진이 앞으로의 노사관계에서 과거와 달리 단호한 대립각을 세울 것임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부회장은 “지금까지 목표달성에 이렇게 큰 차질을 빚은 적이 없었다”며 “노사화합만 이뤄지면 환율이 900원으로 가도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내수침체와 환율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큰 열쇠는 노사화합”이라고 강조, 노조에 끌려다니지만은 않겠다는 속내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 측이 임단협 결렬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을 빌미로 잇단 파업을 벌이면서 총 11만5,000대의 생산차질과 1조5,000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날 회사 측이 연말 상여금 150% 지급 약속을 어겼다며 특근 거부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