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대폭락에 아시아 금융시장 패닉] 외국인 시총 400조 아래로

코스피 1800도 위태위태

한국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가들의 탈출 행진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규모가 1년 반 만에 40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의 팔자에 코스피는 24일 장중 한때 1,800선 붕괴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230억원 규모의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일일 순매도 규모로는 지난 2013년 6월13일(9,550억원) 이후 2년2개월여 만에 최대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2조6,032억원을 팔아 치웠고 21일부터 단 이틀간 1조1,65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도 399조9,196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2월5일 이후 이어져오던 400조원대 시총 규모도 깨졌다. 7월 국내 증시 전체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은 29.22%(428조9,467억원)로 2009년 8월 말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국내시장에서 외국인의 이탈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 미만으로 떨어져 저평가 국면에 들어갔지만 이번 외국인의 매도가 중국 경기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조짐 등 글로벌 이슈에 따른 것인 만큼 방향 전환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슈보다 중국 등 글로벌 이슈로 외국인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 펀더멘털은 견조하지만 당장 외국인들의 방향을 돌릴 만한 글로벌 이슈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다가올 동시 만기일까지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이날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7,000억원을 팔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1만8,914계약 매수우위를 보이는 등 21일에 이어 엇갈린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엿볼 수 있지만 외부변수가 해결되기 전까지 외국인 이탈 추세를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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