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실적 배경과 올해 전망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삼성전자는 작년 4.4분기에 사상 최초로 분기매출 15조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 호조세를 지속했으나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였던 2004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부문별로는 작년 3분기에 비해 반도체와 LCD, 정보통신의 성장세가 두드러졌으나 생활가전과 디지털미디어는 부진을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는 낸드플래시 호황과 그래픽D램 등 D램 실적 호전, TV용 패널 수요확대, 휴대폰 신흥시장 수요 확대 등으로 주요 사업부문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 4분기 매출 사상최대..15조원 돌파 = 삼성전자는 4분기에 전분기 대비 7% 증가한 15조5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최초로 매출액이 15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2조1천400억원으로 3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순이익은 2조5천600억원으로 3분기보다 36%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과 고유가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차별화된경쟁력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스톡옵션 폐지와 장기성과 인센티브 도입에 따른 충당금 설정 등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게 삼성전자의설명.
IR팀장인 주우식 전무는 "디지털미디어 부문의 해외법인 실적과 1조3천억원의충당금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영업이익은 2조8천억원"이라며 "작년 4분기는 어느 해 4분기보다도 강하고 활발했다"고 강조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와 LCD 부문이 3분기 대비 11%, 12% 증가한 5천900억원, 3조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시 분기별 사상최대를 달성했다.
반도체는 D램의 경우 DDR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낸드플래시 전환 및 고부가제품 비중 확대로 소폭의 이익을 냈고, 낸드플래시는 70나노 공정 생산을 30%로 확대하고 다중칩(MLC) 생산확대를 통해 이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LCD는 7-1라인의 성공적인 양산 및 생산 확대를 바탕으로 32인치 이상 대형TV용제품 판매량이 3분기보다 46%나 증가한 130만대에 달했고, 중소형 패널 판매량도 26% 확대된 1천920만대에 달했다.
정보통신은 올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실시한 재고조정에도 불구하고 유럽시장확대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로 3분기 대비 8% 증가한 4조9천500억원의 양호한실적을 거뒀다.
휴대폰 평균판매가격(ASP)도 국내에서는 3분기 33만3천원에서 4분기 32만5천원으로 2% 하락한 반면 해외에서는 175달러에서 184달러로 5% 증가했다.
반면 생활가전과 디지털미디어는 수출물량 감소 및 내수부진의 여파로 매출이 3분기보다 각각 12%, 4%씩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작년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연간 실적 측면에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04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매출(57조4천600억원)과 영업이익(8조600억원), 순이익(7조6천400억원)은 2004년에 비해 각각 15%, 33%, 29%씩 감소했다. 이로써 2년 연속 순이익 100억달러 달성에 대한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 올해도 반도체가 성장 견인, LCD는 개선 = 삼성전자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업황이 좋아 올해에는 큰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주 전무는 14일 기업설명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반기도 좋고 하반기는 엄청 좋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특히 반도체는 올해도 성장의 견인차가 될 전망이며, LCD는 독일월드컵 특수 등에 따른 디지털TV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호조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폭발적인 수요와 영업이익률이 50%를 웃도는 낸드플래시가 `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MP3, 디지털카메라, 플래시메모리 카드, 휴대폰 등 디지털기기들에 고용량 낸드플랜시 채택이 잇따를 전망이기 때문.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번 1.4분기에 2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비중을 20%로 축소하고, 대신 4기가비트 낸드플래시 비중을 7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반년전인 작년3.4분기만해도 제품별 비중은 2기가비트가 60%인 반면 4기가비트는 20%에 불과했다.
하반기에는 D램 실적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X-박스', `윈도 비스타'등 신규 게임과 운영체제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고부가 그래픽 D램과 대용량 메모리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발맞춰 그래픽 D램의 비중을 1분기에 20%까지 확대한다.
LCD의 경우, 지난해 7-1라인의 성공적인 가동에 이어 이달 7-2라인도 조기 양산에 돌입함에 따라 독일월드컵 등을 앞두고 큰 폭으로 성장하는 대형 TV용 패널 수요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내다보고 있다.
`수출 효자'인 휴대폰은 유럽지역에서 WCDMA 시장 확대 및 와이브로(WiBro) 등차세대 서비스의 본격화로 프리미엄급 휴대폰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주 전무는 "올해도 환율 불안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반도체와 LCD, 휴대폰 등주력사업은 모두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경영실적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IT팀장)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2분기를저점으로 하반기부터 크게 향상되는 패턴으로, 전체적으로는 작년보다 20% 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며 "작년에 이어 반도체의 지속적인 호조와 LCD 부문의 상승흐름이예상된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1/13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