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1억원어치를 세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노력이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돈세기에 '베테랑'인 은행원을 포함해 어른 15명이 달려들어하루 7시간씩 열흘간 꼬박 작업을 해야 가능하다. 이는 실제로 최근 우리은행의 한지점이 경험했던 일이다.
9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서울 강남교보타워지점은 지난달 인근에 있는한 대형교회에서 북한어린이돕기운동의 일환으로 벌인 모금활동에서 모인 동전을 받아 분류작업을 했다.
은행용 마대 420여개에 담긴 이 동전을 분류하는데는 지점 행원과 교회 신도 등하루에 15명이 투입됐으며, 오전 9시 30분에서 오후 4시 30분까지인 영업시간에 계속 작업을 벌였지만 열흘이 지나서야 총액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류한 결과 총액은 1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9천850만7천710원. 동전별로는 100원짜리가 약 5천7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500원짜리 약 3천200만원, 50원짜리 약600만원, 10원짜리 약 300만원 등이었다.
우리은행의 때아닌 동전세기 '노역'은 이 교회에 다니는 한 행원이 모금운동을한다는 소식을 듣고 좋은 일에 동참도 하고 고객 확보도 한다는 차원에서 은행측에알리면서 이뤄졌다.
결국 모금활동을 벌인 이 교회는 우리은행 직원들의 성의에 감동해 정기예금 50억원을 선뜻 예치해 은행으로서도 예상치 않던 영업실적을 올리게 됐다.
황영기 우리은행장도 지난 8일 월례조회에서 이 사례를 전하며 "동전 하나도 소중히 여기는 등 열정어린 영업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교보타워지점 관계자는 "교회에서 배포한 모금통이 앞으로도 들어올 예정이어서분류작업은 계속된다"며 "직원 23명과 신도 10명이 교대로 투입돼 어렵게 분류를 했지만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