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가능연한 단축과 대규모 택지공급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9·1부동산대책'의 약발이 채 석 달을 가지 못하고 있다.
9·1대책 이후 회복되는 듯했던 서울지역 아파트 시세가 대책 이전 수준으로 주저앉는 현상이 갈수록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9·1대책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가격에 제동이 걸렸다. 우선 강남 재건축단지 시세가 급락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76㎡(이하 전용면적)의 시세는 9월 중순 11억5,000만원에서 이달 현재 10억9,000만원으로 6,000만원 떨어졌고 거래 역시 중단됐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4㎡의 시세도 추석 이후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7억7,500만원으로 하락했다.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정부 발표만 무성했지 정작 법안 통과는 연기되고 있는데다 내년 경기전망도 불투명해 투자자들이 더 이상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가면서 비강남권 일반아파트마저 거래가 줄고 시세 또한 보합세로 돌아섰다. 용산구 산천동 리버힐삼성 59㎡의 경우 지난달 3억6,8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대부분 매물이 3억6,000만원에 나와 있고 추가 매수문의도 끊긴 상태다. 산천동 G공인 대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부 중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이 있었지만 이제는 실수요의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의 주택시장 진단은 시장의 반응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의 정책적 노력 등에 힘입어 지난달 주택거래량이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주택시장 거래가 활발하고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시장이 다시 침체에 빠진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하지만 11월 현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253건으로 지난달 1만907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하루 평균 거래건수도 276건으로 지난달보다 21.5% 줄어드는 등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