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이기는 힘은 소비자 이해와 혁신"

이수경 한국P&G 대표
혁신적 신제품 개발 위해 국내 중기와 기술협력 강화


다국적 소비재기업 한국P&G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을 위해 국내 중소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활발히 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수경 한국P&G 대표는 3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75년 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온 P&G의 힘은 소비자 이해에 바탕을 둔 혁신에 있으며 이를 위해 외부기관은 물론 개인이나 경쟁사와도 연구 개발에 손잡아왔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 대표는“한국에서도 연구 개발을 함께 할 업체를 찾기 위해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마련한 갭스(GAPS)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신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300여개의 중소기업으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았다”며 “현재 접수된 아이디어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갭스’는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술기업 및 연구소가 상호 협력 가능한 분야를 논의한 뒤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글로벌 기업의 직접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가 시행하고 있는 투자유치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한국P&G가 올해 출시한 다우니 퍼퓸컬렉션, 오랄비 트라이존, 위스퍼 피부애 등은 모두 혁신을 추구하는 마케팅 전략 아래 나온 제품”이라며 “불황으로 더욱 깐깐해진 소비자를 심도 있게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한국P&G가 선보인 다우니 퍼퓸컬렉션은 부피가 크고 무거운 기존 제품이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에 따라 1/3 분량만 사용해도 동일한 효과를 내는 농축형 제품을 내놓아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한국P&G가 적극적으로 혁신에 나서는 이유는 불황을 이기기 위한 힘은 바로 시장과 소비자를 읽는 데서 쌓인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P&G는 자체 시장조사부서인 소비자시장전략본부(CMK)를 중심으로 매년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2만 여건에 달하는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한국P&G 사상 첫 여성 대표로 취임한 이 대표는 P&G의 글로벌 혁신 전략에 있어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내 생활용품 시장이 규모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크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민감해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이 다른 나라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커 테스트마켓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또 홈쇼핑 등 신규 유통채널 발굴을 선도하는 시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한 질레트 신제품의 경우 한국 남성의 66%가 ‘자신의 피부가 민감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를 반영해 수술용 메스보다 얇은 5중 면도날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한국P&G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다양한 P&G 브랜드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판매하고 있는 13개 브랜드간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구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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