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적자 해소위해 달러약세 묵인"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달러 약세를 묵인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WSJ는 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용인정책을 확인하는 순간 달러화가 급락할 위험성도 아울러 지적했다. WSJ는 이날자 신문에서 최근 달러 약세와 관련, “부시 행정부는 달러화 가치의 하락이 미국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수입품의 가격을 높이는 효과를 나타내면서 미국의 수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달러의 지속적인 약세 현상을 드러나지 않게 용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WSJ는 “만약 시장이 달러가치 하락에 대한 미 정부의 의지를 인식하는 순간 급락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미국 정부의 달러가치 하락 용인이 적지않은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시 행정부가 달러화 가치에 대한 언급대신에 중국 위안화 절상 등을 부각시키는 것도 이 같은 위험부담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WSJ는 또 “달러가치 하락은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달러화는 최근 달러약세 묵인 전망이 퍼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매도세가 확산, 1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는 8개월래 최저치인 109.81엔까지 하락했고 유로ㆍ달러는 뉴욕시장에서 1년래 최고치인 1.2921달러까지 상승했다. 한편 미 행정부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6.4%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위안화 절상 등을 포함한 교역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적자해소 노력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달러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무역적자는 줄어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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