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의 역사를 담은 포스코 역사관은 환경건축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3층짜리 건물에 1,300톤의 철을 사용, 역동적인 구조미를 창출했다. 이는 건물을 통해 정직하고 강인한 기업이미지를 담기 위함이었다는 게 설계ㆍ시공자의 설명이다.
건물은 광장에서 직접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2층 역사관 전시홀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거대한 진입구의 철 캐노피가 주변 경관과 동화돼 관객을 앞도하지 않고 친근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건물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렉(fast-track)방식을 적용, 공기를 단축시켰다. 특히 타원형 건물의 3차원적 마감은 가장 난 공사였다. 건물지붕 외관이 타원형으로 돼 있는데 그것을 철골로 표현해야 했던 것. 타원형은 원형과는 달리 곡률반경이 수없이 변화 돼 공사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공정은 12번의 변경공사를 통해 공정을 마무리 지을 정도로 난공사였지만 국내 기술력을 통해 이를 극복, 건축공법의 발전을 꾀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로 평가를 받고 있다.
설계ㆍ공법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전시공간의 가변성을 배려한 66mⅹ28m의 타원형 무주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28m의 초장척 지붕철골트러스트가 사용됐고 철구조물의 중량감을 줄이기 위해 외장을 유리를 사용했다. 15mm두께의 유리사용으로 발생되는 냉난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된 더블 스킨(double-skin)공법도 주목만한 공법이다.
■건축개요
위치=경북 포항시 괴동동 1-10번지
설계자=지순(간삼파트너스종건사)
시공자=포스코건설
건축주=포스코
건물규모=지상4층
대지면적=3,037평
건축면적=729평
연면적=1,120평
건폐율=24%
용적률=36.9%
구조=철골조
(설계사 인터뷰) 이광만 간삼건축 사장
“박물관은 죽은 물건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공간입니다. 때문에 이번 포스코 역사관도 박물관이 지향하는 유동성의 미학과 빛의 변화가 투영된 건물입니다.”
포스코 역사관을 설계한 간삼건축 이광만 사장 은 역사관이 지닌 생명력에 가장 초점을 두면서 건축물 설계를 시작했다. 역사관은 포스코의 지난 35년 역사를 정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간인 만큼 인류문명의 근원인`철`의 가치를 알리고 친환경성을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게 이 건물의 특징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 건물에 들어간 철의 양은 무려 1,300톤. 사용 된 자재가 시공하기 까다롭지만 미래와 첨단을 상징할 수 있는 스텐레스, 유리 등이 사용 돼 과거와 미래를 모두 투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건물은 66m x 28m의 타원형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건물은 철과 유리, 즉 글래스 아키텍쳐를 통해 건물의 미학적 가치도 최대한 강조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마치 떠 있는 물체인양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이는 설계와 시공의 멋진 어울림으로 가능했다. 건물은 거대한 3개 층의 Glass Tube가 마치 떠있는 타원처럼 중량감을 느껴지지 않도록 한쪽을 띄웠고 그 Glass Tube 내부에는 `지구`를 상징하는 구체를 설치, 마치 물위에 살며시 떠있는 효과를 낸 것이다.
두께 15mm의 더블스킨 유리시공도 독특하다. 이 사장은 “층이 나뉘지 않는 3층 건물은 냉ㆍ난방의 문제점을 노출시킬 수 있다”며 “더블스킨 공법은 흡수된 태양광선을 통해 열을 순환시켜 난방은 물론 냉방효과까지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축물이 지닌 환경을 가장 중시한다는 이 사장은 이미 지난 95년 `코오롱타워`본상 수상, 98년 `진천 이월초등하교` 입선 등 이미 한국건축문화대상과는 인연이 깊다. 이 사장은 “좋은 건축물은 결국 설계자, 시공자, 건축주 3자가 조화돼야 나올 수 있다”며 “뛰어난 설계안을 선택한 포스코와 첨단 시공을 한 포스코 건설, 그리고 전시설계자인 시공테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시공자인터뷰) 포스코건설 건축영업본부 박동진 전무
“1,300톤의 철이 들어간 포스코 역사관은 첨단, 친환경적 건물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18개월의 공사를 통해 포스코 역사관을 완성한 포스코건설 건축영업본부 박동진 전무 는 “3층짜리로 비록 규모는 작지만 설계에 맞춰 건물로 구현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소재 중 가장 다루기 힘든 게 바로 스텐레스와 유리. 이 두 종류 소재가 포스코 역사관에는 가장 많이 사용되면서 공정과정이 까다로웠다는 것이다.
건물외관을 보면 타원형이다. 또 3층짜리 내부가 뚫린 중정형인데다 2,3층에 떠 있는 듯한 별도의 전시관을 만들었다. 거대한 철을 타워형으로 구현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겠지만 하나의 매스에 2,3층은 떠 있는 형상의 전시관을 만들었다는 게 포스코 역사관이 가지고 있는 이정표다. 건물 부지에 묻힌 각 종 케이블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어려움이었다. 박 전무는 “74년 전후 매설 된 통신, 전력 케이블 등이 많이 있었다”며 “특히 통신케이블의 경우 탐사기계로도 찾을 수 없어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40가닥 정도의 케이블을 찾아 다른 곳에 매설했다”고 말했다.
옥외 에스컬레이터도 포스코 역사관이 지닌 명물이다. 일직선의 여느 에스컬레이터와는 달리 중간에 웨이브를 한 번 준 것이다. 이는 계단과 모형을 맞추기 위해 특별 주문,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된 기법이다. 박 전무는 “이 건물에는 새로운 공법들이 많이 들어갔다”며 “이로 인해 건축문화대상이라는 큰 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모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