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경제가 ‘완만한’(moderate)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발간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12개 연방준비은행 담당 지역의 최근 경기 상황을 종합한 결과 “거의 모든 지역에서 경제가 완만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은 강한 성장세를, 금융업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이지북은 “노동시장 상황은 대부분 지역에서 대체로 이전과 변함없이 점진적(modest)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곳 가운데 뉴욕, 클리블랜드, 시카고, 미니애폴리스, 댈러스, 샌프란시스코 등 6곳이 경제 성장이 ‘완만하다’고 표현했고 나머지 지역은 성장세는 계속되고 있으나 속도는 약간 둔화했다고 규정했다.
이날 발간된 베이지북의 경기 진단은 오는 16∼17일 열리는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이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도 연준이 미국의 전반적인 경기와 고용 상황 등이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판단해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 추가 감축하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닛 옐런 의장도 지난달 연례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고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 10월 FOMC 회의에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은 미국 경제가 당장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만큼 빠른 속도로 회복되거나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기준금리를 제로(0%)에 가깝게 책정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