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떠돌던 예상지문 언어영역시험 똑같이 나와

5일 실시된 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에서 인터넷상에 미리 떠돌던 예상지문이 출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출제본부가 이 지문들이 예상지문으로 거론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인터넷의 입시관련 사이트들에서는 출제 예상지문으로 최인훈의 `광장`과 `회색인`, 월북시인 백석의 작품, 김용준의 `근원수필` 등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떠돌았으며 이 가운데 실제로 백석의 시 `고향`과 김용준의 수필이 지문으로 출제됐다. 또 모 입시학원 강사가 수능 최종 대비용으로 만든 문제집에 실렸던 칸트의 글과 양자역학도 지문으로 출제됐다. 일부 학원생들은 `근원수필`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점에 가서 미리 사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본부는 이날 언어영역 출제방향을 밝히면서 `예상지문 출제에 따른 논란은 문제의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해결하고자 했다`라고 언급해 사전에 이들 지문들이 예상지문으로 거론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암시했다. 이에 대해 한 입시전문가는 “수능 출제위원을 미리 파악하고 그가 평소에 강조하던 내용을 예측한 것 같다”며 “입시학원가에서는 이미 모두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예상지문을 안다고 해서 문제를 맞출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긴 지문을 빨리 읽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언어영역에서는 미리 읽어서 익숙한 글일 경우 문제 풀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제를 담당했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른바 인터넷에 떠돈다는 예상지문중 백석의 시 `고향`은 현행 검인정 문학교과서에 실린 내용으로 얼마든지 출제소지로 활용될 수 있고, 칸트의 글과 양자역학에 관련된 예상지문도 수능 지문과 동일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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