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매물에 증시 ‘발목’

인덱스펀드의 현ㆍ선물 스왑거래와 외국인의 선물매도가 주식시장을 급락세로 이끌었다.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스왑거래와 외국인의 선물대도로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인덱스펀드의 프로그램 비차익매도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급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선물매도로 선ㆍ현물간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마이너스 1.25포인트로 악화되면서 현물시장에서 1,721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종합주가지수가 17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날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선물과 연계되지 않은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물량이 차익 매도물량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이날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물량은 1,062억원으로 선물과 연계된 차익거래 매도물량(65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규모의 프로그램 비차익 매도는 투신사들의 인덱스펀드가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스왑거래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크게 악화되면서 선물이 저평가되자 인덱스펀드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선물을 사고 고평가된 현물을 팔아 전체 펀드 내 주식편입비중을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이날 투신권은 선물을 2,240계약 사들인 반면 현물은 67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이 사흘 만에 선물 순매도에 나선 것도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나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6,130계약을 순매도하며 누적 순매도 포지션을 다시 늘렸다. 특히 이날 미결제약정이 1만계약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단기성향이 강한 외국인들의 투기적 매도포지션이 상당 부문 새로 설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승훈 대한투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들이 선물지수가 75선 이하로 밀리면 환매수에 나섰던 것과 달리 75선 이하에서도 공격적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앞으로 지수가 72선(종합주가지수 580선) 이하로 밀릴 것을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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