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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남 통영 삼덕항에서 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섬, 욕지도 앞바다.
넓게 펼쳐진 가두리양식장에서 고등어 수백마리가 떼 지어 헤엄치고 있었다. 이곳에서 양식장을 운영하는 김병기 사장이 먹이를 던져주자 고등어들은 물거품을 튀기며 수면까지 잽싸게 떠올라 먹이를 확 낚아챈 후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김 사장은 "요즘 고등어들의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고 살이 많이 올랐다"면서 "굉장히 싱싱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 양식장은 고등어를 인공 부화시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인근 바다에서 잡은 새끼 고등어를 양식하고 있다. "항생제나 영양제는 쓰지 않고 오로지 멸치만 먹여 키운다"는 김 사장은 "고등어는 멸치만 먹어야 병치레를 안하고 상태가 좋아진다"고 강조했다.
욕지도 양식장에서는 연간 30만 마리의 고등어가 출하된다. 전국적으로 고등어 양식장은 제주, 여수, 통영 등 3곳이 유명하며 그 중 통영 욕지도가 가장 규모가 크다.
이곳에서 자란 고등어는 품질이 좋아 주로 횟감용으로 쓰이는데 올해부터는 이 고등어를 '생물' 그대로 식탁에서 맛볼 수 있게 됐다. GS리테일의 GS슈퍼마켓이 오는 5월부터 이 고등어를 직거래로 들여와 점포에서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현 시세 수준인 3,900~4,500원 선에 맞출 방침이다. 사실 5월은 고등어잡이 금지기간이기 때문에 생물 고등어가'금등어'가 되는 시기지만 소비자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격을 맞춘 것이다.
금어기(4월 말~5월 말)에 냉동이 아닌 생물 고등어를 내놓는 곳은 기업형슈퍼마켓(SSM) 중에서는 GS슈퍼마켓이 처음이다. GS슈퍼마켓의 준비 물량은 총 1만5,000마리다.
GS슈퍼마켓은 치어 때부터 사전 계약을 체결해 올해 금어기가 시작되는 4월 25일에 맞춰 상품화에 적합한 마리당 300~350g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관리해 왔다.
신선도와 품질 유지를 위해 중간 유통 단계는 모두 없앴다. 양식장에서 오전에 잡은 고등어는 즉시 공판장 내 작업장으로 보내지고 상품화 작업을 거쳐 GS리테일 이천 신선물류센터로 보내진다. 물류센터는 이튿날 오전 전국 GS슈퍼마켓 점포로 고등어를 배송한다.
김동성 GS리테일 수산물 상품기획자(MD)는 "아침에 욕지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고등어가 다음 날 아침이면 매장에 깔려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GS슈퍼마켓은 앞으로 청정해역 양식 수산물의 상품 비중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김정욱 GS리테일 수산팀장은 "국내 수산물 출하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일본 원전사고 이후 일본 수산물의 취급제한 등으로 국내 청정해역 양식 수산물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우수한 양식 수산물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