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각 출발부터 비틀

총리·재무장관 줄줄이 병원신세
25일 트로이카 재협상 난항 예상

안토니스 사마라스

바실리스 라파노스

구제금융 재협상을 지휘해야 할 그리스 내각의 주요 각료들이 줄줄이 병원 신세를 지는 등 시작부터 비틀거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토니스 사마라스(사진 왼쪽) 그리스 총리는 내각 출범 바로 다음날인 지난 22일(현지시간) 망막 이상이 발견돼 23일 수술을 받았다.

이로 인해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신민당 소속 의원들과의 회동을 취소했으며 독일과 그리스의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 8강전도 참관하지 못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사마라스 총리는 24일이나 25일께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바실리스 라파노스(오른쪽) 재무장관도 22일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복부 통증과 현기증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현재 검사와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일각에서는 이들 각료들이 줄줄이 병원 신세를 진 게 국가부도 위기를 맞은 그리스 현실을 보는 것 같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한편 그리스 연립정부는 23일 구제금융 대가에 따른 긴축조건을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와 재협상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날 기본적인 목표는 "그리스인들의 임금과 연금의 추가적인 삭감을 막고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가 발표한 재협상 목표에는 ▦재정적자 감축 기한 오는 2016년까지 2년 연장 ▦부가가치세 23%에서 13%로 인하 ▦실업수당 지급 기한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공공 부문 해고 중지와 최저임금 삭감 재검토 ▦소득세 상한선 25%로 제한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문제 해결을 이끌고 있는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과 트로이카가 그리스 정부의 긴축안 재협상 요구를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어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트로이카팀은 당장 25일 그리스 아테네를 방문해 그리스 정부의 긴축안 이행 사항을 점검하고 긴축안에 대한 협의를 하기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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