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단기 전망은 밝은 편이다.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완만하다. 기업 이익도 괜찮은 편이고 금융시장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은 기록적인 수준의 경상수지 적자를 어렵지 않게 채워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모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우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
고유가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따른 재정부담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세계 경제의 갑작스런 조정 가능성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어느 순간 외국 투자자들은 자본 손실의 리스크를 보전하기 위해 미국 자산에 대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다. 문제는 세계 경제가 과연 침체에 빠지지 않고 이것에 대응할 수 있느냐 여부다.
완만한 조정을 위한 정책변화의 필요성이 조만간 열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회의의 주된 의제가 될 것이다. 의제는 크게 두 가지로 대변된다. 어떤 국가가 이러한 과정을 선도할 것인지, 그리고 완만한 조정이 환율정책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지가 그것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불균형은 여러 가지 원인을 갖는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무역흑자 국가들이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경제회복이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정은 사실 이머징 국가들로부터 나와야 한다. 중국에만 초점을 맞춰서도 안된다. 지난 97년부터 2004년까지 중국의 무역흑자 증가는 같은 기간 미국의 무역적자 증가분의 7% 수준인 360억달러밖에 안된다.
환율조정이 구조개혁과 병행돼야 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물론 모든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절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은 또한 자국 내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구조개혁도 필요한 상황이다. 많은 국가들이 세계 경제 불균형에 관여돼 있는 만큼 협조가 필수적이고 이는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의 임무 또한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