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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소재·국내 초연 '연서' '룰루' '부니부니' 잇따라 무대올라
연서-시공초월 사랑… 서울 시대별 변화도 담아
룰루-팜므파탈 女주인공 매력 돋보이는 현대극
부니부니-어린이 눈높이 맞춘 국내첫 창작 오페레타

서울시오페라단의 '연서'

국립오페라단의 '룰루'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

겨울의 문턱에서 스산한 계절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줄 오페라 3편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200년 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룬 창작오페라 '연서', 어긋난 사랑과 처절한 복수가 펼쳐지는 독일 작곡가 알반베르크의 '룰루', 그리고 어린이 관객층에게 오페라의 매력을 듬뿍 선사할 오페레타(소형 오페라) '부니부니' 등이다. 3편 모두 이번 무대가 국내 초연으로 작품성 못지 않게 새로운 시각으로 신선한 소재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양에서 경성, 그리고 서울을 엿보다=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12월 1일부터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선보일 창작 오페라 '연서'는 '서울대표 창작공연 사업'의 일환으로, 200여년의 역사 속에서 변하는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준다. 무대는 광화문과 육조거리가 있는 한양(1막)이 되었다가 조선총독부가 있는 경성(2막)도 되고, 루미나리에 불빛이 빛나는 서울(3막)로 변한다. 의상과 무대 장치도 화려하다. 1막에서는 단옷날 나들이를 나온 기생들의 화려한 의상을 볼 수 있으며, 2막에서는 변화하는 시기에 모던 보이와 모던 걸들의 옷차림이 전차, 조선총독부 등 시대적 특성을 대변하는 무대 장치들과 어우러져 경성 거리를 재현한다. 3막은 한복 디자이너로 환생한 여주인공(도실)의 패션쇼를 통해 전시, 패션쇼, 무용 등이 한데 어우러진 한바탕 축제가 된다. 특히 광화문의 루미나리에 축제를 표현한 3막에서는 서울의 야경과 축제에 대한 판타지 분위기도 자아낸다. 당대 최고의 미녀 기생 도실, 한 여자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몇 백 년간 구천을 떠도는 아륵, 그리고 도실과 사랑을 이룰 수 없는 비운의 주인공 재필 등이 등장해 극을 이끌어간다. ◇팜므파탈의 매력이 돋보이는 현대 오페라=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국립오페라단의 '룰루'는 남자들에게 짓밟혀진 뒤 서서히 팜프파탈로 변해가다가 결국 파멸하는 여인 '룰루'의 이야기다. 국내에서 쉽게 만나지 못한 현대 오페라로, 밑바닥 인생을 살던 여주인공 룰루를 통해 20세기 전반기 중산층 계급의 위선적인 도덕관을 까발린다. 독일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대지의 정령'과 '판도라의 상자'가 원작이다. 룰루의 후견인이자 정부(情夫)인 신문사 편집장 쇤 박사는 그녀의 뇌쇄적인 매력이 두려워 그녀를 다른 남자들과 결혼시킨다. 하지만 룰루의 남편들은 차례로 죽음에 이른다. 고위 관료의 딸과 결혼하려던 쇤 박사의 계획은 룰루에 의해 좌절되고 결국 쇤 박사는 룰루와 결혼한다. 쇤 박사는 룰루에게 자살을 종용하지만 오히려 쇤 박사는 룰루가 쏜 총에 맞아 죽는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창작 오페라도 선보여=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창작 어린이 오페레타 '부니부니'가 오는 12월 10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게임광인 동훈이가 게임 속 캐릭터인 '크크크 대마왕'에게 납치된 엄마를 구출하기 위해 게임 속 가상세계인 '소리마을'로 들어가 튜바, 색소폰, 호른 등 관악기 친구들을 만나 함께 엄마를 구출한다는 내용이다. 80여 분 동안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아리아 '나는 이 동네에서 제일가는 팔방미인', 베토벤 교향곡 5번 1악장을 비롯해 오페라와 교향곡 20여 편의 하이라이트 부분이 펼쳐진다. 쉬운 멜로디와 만화 같은 캐릭터들을 앞세워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클래식에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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