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들이 쌀 할인행사를 잇따라 열고 있어 최근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쌀 협상 국회비준을 앞둔 상황이어서 `농심(農心)'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3일 농민단체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은 지난달 말 햅쌀을 5~10% 싸게 판매했으며 이달 초에도 햅쌀 행사를 열 계획이다. 할인점들은 "쌀소비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한 취지"라며 "소비자는 저렴하게 쌀을 살 수 있고 농가는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할인점들이 쌀값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할인점 불매운동은 물론 `벼 야적투쟁'도 불사할 태세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각종 할인행사에 쌀을 `미끼상품'으로 생산원가 이하에 판매해 최근 쌀값 폭락으로 울분에 차있는 농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할인점들은 `쌀소비 활성화'라는 이유를 들어 국민과 농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회는 또 "할인점들의 비도덕적인 불공정 거래와 상술 때문에 쌀값 폭락이더욱 가속화되고 쌀시장이 교란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쌀생산 농가가 떠안게 되며 결국 국내 쌀 산업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회는 쌀 저가판매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 등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롯데마트에서는 3일부터 쌀 20kg 한 포대를 3만2천원에 세일판매를 한다"며 "쌀 한 포대에 3만2천원이면 최소 유통비용은 고사하고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가격이며 이는 농민 생존을 위협으로 내모는 행위"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연맹은 롯데마트에 할인판매 계획 중단과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며 "만약 3일 오전 9시까지 저가판매에 대한 중단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면 전국에 있는 롯데마트 매장에 벼를 야적하고 롯데마트에 쌀을 공급하기로 한 농협미곡종합처리장 등에 대해농기계로 정문을 봉쇄하는 등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측은 "이번 행사는 고창농협 4곳과 연계해 3일부터 7일 동안한시적으로 진행되는 행사"라면서 "쌀 소비 촉진 차원에서 마련했으며 이미 전단이소비자에게 배포돼 행사를 중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