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미국 어닝시즌… 이익 증가세 둔화 전망

글로벌 수요 부진·긴축 영향


미국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전반적인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올 들어 거침없이 달려온 뉴욕증시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미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는 1ㆍ4분기 순이익이 1억4,900만달러(주당 13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의 9,400만달러에 비해 59%나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다만 매출은 58억3,000만달러로 60억1,000만달러였던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다.

알코아는 중국의 수요증가세 둔화로 알루미늄 가격이 떨어져 원가부담이 줄어든 반면 미국 자동차ㆍ항공 수요가 늘어난 것이 이익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알코아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 속하는 30개 종목 중 가장 빨리 실적을 발표하고 업종 특성상 다른 산업들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져 어닝시즌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알코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중국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이번 어닝시즌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기업들의 이익증가세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1ㆍ4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속하는 기업들의 전년동기 대비 평균 이익 증가율은 1.6%에 그쳐 지난해 4ㆍ4분기의 6.2%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또 지금까지 1ㆍ4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은 131개 기업 중 108곳이 전망치를 낮춘 반면 상향 조정한 곳은 23곳에 그쳤다. 톰슨로이터는 이 같은 기업들의 전망차이는 1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서치 업체인 팩트셋데이터는 10개 주요 업종 가운데 9곳에 대한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며, 특히 S&P500 시가총액의 4%를 차지하는 애플을 제외할 경우 S&P500 기업의 이익규모는 전년동기에 비해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경기침체와 중국의 성장둔화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부진하고 국내적으로 세금인상ㆍ긴축 등의 여파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 1ㆍ4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어둡게 보는 주요 요인이다.

1ㆍ4분기 미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의 예상처럼 부진할 경우 올 들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여온 미 증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샘 스토벌 S&P캐피털IQ 수석 전략가는 CNBC에 출연해 "1ㆍ4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식시장의 '3월의 광란'을 '4월의 불안'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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