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선고를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공세 속에 법원을 나서고 있다. /박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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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실형 선고…현대차그룹 최대 위기
환율·노사 변수이어 리더십까지 '3중 악재' 법원 1심서 실형 선고…현장경영 위축 불가피
이규진 기자 sky@sed.co.kr
이혜진 기자 hasim@sed.co.kr
정몽구(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비자금 조성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선고를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공세 속에 법원을 나서고 있다. /박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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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 위축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에 내몰렸다.
이로써 현대차는 환율 변수, 노사 변수에 이어 리더십 변수까지 ‘3중의 악재’에 갇혀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나아가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해 해외시장 관리에 직접적인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오 부장판사)는 5일 정 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자금 693억원을 조성하는 등 900억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계열사에 2,100억원대의 손실을 끼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방어권을 보장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에 허가됐던 보석 결정을 취소하지 않는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현장지도자형’ CEO인 정 회장은 이번 판결로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고는 미국 등 주요국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에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해외 시장 관리에 커다란 타격을 줄 전망이다.
그룹 주변에서는 “(현대차는) 지금 원ㆍ달러 환율 악조건과 경쟁업체들의 파상공세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한치 앞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를 돌파해갈 리더(정 회장)가 운신에 제한을 받음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방어적인 입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재계는 글로벌 경제의 냉엄한 현실을 감안해 조금 더 관용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최근 국내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매우 좋지 못한 상황에서 정몽구 회장에게 실형이 내려져 현대차가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된다”며 “향후 재판과정에서 정 회장에 대해 선처가 내려져 국내 자동차 산업이 다시 한번 비약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신들도 정 회장의 실형 선고를 긴급 뉴스로 일제히 타전하며 현대차의 앞날을 우려했다.
미국 LA타임스는 전날 ‘현대차의 험로’라는 제목의 경제 섹션 톱기사에서 “이번 공판은 만성적인 노사분규, 원화 강세, 해외 판매 부진 등 악재가 겹쳐 지난해 35%의 이윤이 감소하며 고전하고 있는 현대차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입력시간 : 2007/02/05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