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쟁
"수익 조금이라도 더 쥐어 짜내 고객 붙잡자"금융투자업계 저금리 대안 상품 개발 안간힘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1%라도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의 깜짝 금리인하로 예금금리가 1% 후반대까지 내려앉자 금융투자업계도 최대한의 수익을 쥐어 짜낼 수 있는 상품개발에 열을 올리며 '1% 전쟁'을 치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절세상품으로 인기를 끈 브라질ㆍ멕시코 국채의 뒤를 이을 새로운 해외채권 발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소매외화채권인 '더블데커'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 소매외화채권은 신용도가 높은 국내 회사가 외국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우리보다 저금리를 일찍 경험한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더블데커는 수출입은행이 일본에서 인도 루피화로 발행한 것으로 만기일은 내년 2월27일이다. 약 11개월간 투자해 연 5%의 수익(세전)을 추구한다. 이는 환차익을 제외한 채권 투자를 통한 예상 수익으로 환율 변동에 따라 7~8%대까지도 노릴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이 1,000만원인 이 상품은 여윳돈을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상품에 넣으려는 고액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262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유석균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과장은 "토빈세(6%)가 없는데다 투자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일부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지난 2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우리다시채권(Uridash bond)'도 소매외화채권이다. 일본어인 '우리다시'는 소매채권을 뜻하는 단어로 이 채권은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행하고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 멕시코 페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호주 호주달러 총 5개 통화 중 하나를 택해 투자할 수 있다. 만기는 2015년과 2017년 두 종류인데 2~4년의 짧은 잔존만기에 세전 6~7%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통상 국채는 만기 10년에 5~7%의 수익을 내는 반면 우리다시채권은 짧은 만기로 국채 대비 높은 수익이 가능한 것이다. 예컨대 터키 리라화 발행 우리다시채권의 2년 만기 수익률은 7.31%지만 10년 만기 터키 국채 투자수익률은 7.01%로 우리다시채권이 만기도 짧지만 수익률은 오히려 높다. 최소 투자금액이 600만원인 이 채권은 지금까지 60억원어치가 팔렸고 기관 등의 대기수요도 50억원 규모다. 대신증권은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해외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것에 대비해 우리다시채권을 전략상품으로 정해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15일에는 우리다시채권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채권 상품을 소개하는 '해외채권 투자설명회'를 전국 84개 영업점에서 동시에 개최하기도 했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통화 투자가 포함되는 상품의 특성상 영업점 교육을 먼저 진행하다 보니 아직까지 큰 규모의 판매로 이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금리인하 후 꾸준히 영업점에 고객들의 문의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영업직원 교육이 마무리되는 대로 리테일 마케팅을 강화해 판매규모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유통업체들의 '포인트 적립'을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적용한 'KDB대우 쿠폰CMA'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투자자가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채권, 랩, 퇴직연금 등의 상품 거래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쌓아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이 포인트를 '우대수익률 쿠폰'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이다. 발급 받은 쿠폰은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활용할 수 있다. 우대수익률 쿠폰을 2개 쓸 수 있다면 1개월간 최대 1억원까지 CMA 기본금리에 최고 2.0%포인트의 우대수익을 더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CMA RP금리인 2.40%(5월9일 기준)에 '1% 우대수익률' 쿠폰을 2개 사용하면 1개월간 최대 4.40%까지 수익을 제공 받게 된다. 대우증권은 "출시 후 약 한달간 별다른 마케팅 없이 500계좌가 개설됐다"며 "금리인하 이후 저금리 대안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면서 이번주부터 영업점별 마케팅 강화에 들어간 만큼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으로 계좌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