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새 3번 손질… 서민들 혼란

■ 생애첫 주택자금 대출기준 강화
제도 시행이후 3차례나 변경…수요예측 잘못 책임 못면할듯


넉달새 3번 손질… 서민들 혼란 ■ 생애첫 주택자금 대출기준 강화"수요 예측 잘못" 시인 정부책임론 불거질듯 구동본 기자 dbkoo@sed.co.kr 정부가 제도를 최근 4개월새 3번이나 크게 변화시킴에 따라 이를 이용해 내집 마련을 꿈꾸던 서민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제도를 손질한지 한달도 채 안돼 또다시 대출자격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서민을 위한다는 취지에 만들어진 생애최초주택대출이 서민을 기만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도 22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수요예측을 잘못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끼쳐 죄송하다"며 "현재의 조건으로 대출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7조~8조원이 필요해 한정된 재원으로는 이를 막기 어려웠다"고 정부의 잘못을 시인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생애최초자금 대출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달 말 현재 생애 최초 자금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최고 0.9%포인트,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금리보다 2.1% 포인트 각각 싸다. 이처럼 싼 금리에 대한 매력으로 생애 최초 자금을 대출 받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생애최초 구입자금 등 주택구입자금의 예산이 2조5,000억원으로 잡혔으나 지난 1월 한달새 약 39%인 9,738억원이 나갔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애최초자금의 금리를 현행 0.5%포인트 올렸다. 금리를 현행 5.6% 내외인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대출자격 제한도 강화했다. 대출자격을 지금까지 연간 부부합산소득 5,000만원 이하에서 3,000만원 이하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잦은 정책 변경에 대한 정부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해 집을 장만하려는 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신청을 준비중인 서민들이 남은 23, 24일간 농협, 우리, 국민 등 기금운용 은행 창구에 크게 몰려들 것으로 예상돼 적잖은 혼란과 함께 서류준비를 하지 못한 신청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수요예측을 잘못해 죄송하다"는 해당부처 장관의 사과만으로 이번 사태를 무마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생애 최초 자금을 통해 서민들에게 싼 이자의 주택구입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당초의 의지도 크게 퇴색됐다. 건교부가 대출자들의 소득을 분석해본 결과 부부합산소득 3,000만원 이하가 70% 이상이어서 별다른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대출금리를 또 올려 시중 주택대출자금과 큰 차이가 없게 만든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 2006/02/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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