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잔인한 4월' 되려나

총선 임박·난개발 논란 등으로 난기류주택업체들이 아파트시장의 「대목」인 4월을 목전에 두고도 분양계획을 연기 또는 보류시켜 분양시장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주택업체들이 이처럼 아파트 공급을 주저하는 것은 총선이 치러지는데다 최근 수도권 난(亂)개발 문제가 부각돼 사업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다음달중 서울등 수도권지역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3월에 비해 7,000여가구 줄어든 1만2,000여가구로 추정된다. 다음달초 실시될 서울지역 3차 동시분양 아파트는 500여가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대부분이 100여가구 이하의 소형단지 뿐이고 200가구 이상 단지는 한 곳에 불과하다. 경기지역의 경우 연초 세웠던 사업일정을 연기하는 업체들이 속출, 연간사업계획서가 무의미할 정도다. 특히 난개발문제가 집중부각된 용인지역에서는 최근 아파트를 분양했던 업체들이 고전을 거듭하자 사업자체를 전면 재검토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지역=다음달초 실시될 서울지역 3차 동시분양 물량은 다소 유동적이지만 4개단지 529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3차 동시분양분 2,474가구에 비해 80% 가량 줄어든 것. 4월이 분양시기로는 최적기인데도 주택업계가 물량을 줄인 것은 선거분위기에 휩쓸려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힘들다고 판단, 대형단지의 분양시기를 5월 4차 동시분양으로 미뤘기 때문이다. 3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될 아파트는 대치동 롯데, 하왕십리 극동, 상계동 삼호, 망우동 청광등이다. 이 가운데 200가구가 넘는 중형단지는 하왕5구역 재개발 아파트인 극동뿐이다. 당초 공급이 예정됐던 봉천동 벽산등 다른 대형단지의 분양은 5월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경기지역=당초 4월께 공급될 물량중 상당수가 「무기연기」된 상태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모델하우스를 다 지어놓고도 사업성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성원건설은 용인시 구성면 언남리의 아파트 996가구 사업을 잠정 연기했다. 지난달 분양했던 수지읍 상현리 아파트의 계약률이 저조하자 일단 미분양 해소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광주군 경안리에 319가구를 분양하려던 우성건설도 5월이후로 시기를 늦춰놨다. 지난 2월 용인 상현리에서 787가구를 분양했던 금호건설도 당초 분양률이 기대에 못미치자 다음달로 예정했던 수지읍 신봉리 아파트 1,250가구 공급을 보류했다. LG건설도 용인 성복리 6차분에 대해 일단 총선이후로 분양시기를 늦춘다는 방침만 정해 견본주택 개관시기를 잡지못하고 있다. 김포 풍무동에 아파트 사업을 준비중인 D사 관계자는 『모델하우스까지 다 지어놨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업체도 나오고 있다. 용인 기흥읍 서전리에서 550가구를 분양하려던 벽산개발은 최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사업자체를 「없던 일」로 했다. 이학인기자LEEJK@SED.CO.KR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입력시간 2000/03/2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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