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공룡 '오지 인터넷' 확보전 후끈

페북 이어 구글도 태양광 무인기업체 인수

페이스북에 이어 구글도 태양광 무인기(드론) 제조회사를 인수했다. 지구촌 오지 구석구석에 드론으로 인터넷망을 연결해 수십억명의 새 고객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태양광 드론을 개발하는 미국 신생기업인 타이탄에어로스페이스는 14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구글의 인수 결정을 밝혔다. 정확한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구글은 경쟁사 페이스북이 제시한 어떤 조건보다 좋은 대가를 약속했다"는 관계자의 말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당초 페이스북도 이 신생기업 인수를 타진했지만 구글에 밀린 셈이다. 페이스북은 대신 영국 태양광 드론 업체 어센타를 지난달 말 사들였다.

정보기술(IT) 업계의 두 거두인 페이스북·구글이 앞다퉈 태양광 드론 기업을 인수하는 까닭은 유무선 통신망을 설치하기 어려운 오지에 인터넷을 연결하기 위함이다. 아프리카·아시아 등지를 중심으로 온라인에 접속할 수 없는 인구는 아직도 전세계 인구(71억명)의 3분의2에 달한다. 세계 최대 포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는 구글·페이스북으로서는 무한한 시장가치가 잠재돼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료 재충전 없이 장기간 비행할 수 있는 태양광 드론이 지형·기후에 구애되지 않고 통신망을 공급할 수 있는 혁신적 도구라고 보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열기구로 무선통신 중계기를 띄우는 '프로젝트 룬'을 시행하기도 했으며 타이탄의 드론을 이 계획과 연계하기로 했다. 구글 측은 드론을 고화질 항공사진 촬영에도 이용해 자사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스를 더욱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태양광 드론이 상용화되려면 수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2년 설립된 타이탄은 두 가지 무인기 모델의 설계안만 내놓았을 뿐 실제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어센타도 마찬가지다. 타이탄은 오는 2015년에 태양광 드론의 상업비행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업계의 전망은 회의적이다. 이보다 더 단순한 기술이 적용되는 아마존의 택배용 드론도 실용화까지 4~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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