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밀라노프로젝트' 갈등

경북 섬유업계 "사업서 완전소외" 강력반발
대구선 "지역 특화전략 일환 경북참여 안돼"

지역경제 회생에 발목을 잡고 있는 대구ㆍ경북 섬유업계가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면서도 정부ㆍ지자체 예산을 따먹기 위한 밥그릇 싸움은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1,40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추진되는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 사업을 두고 대구ㆍ경북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경북지역 섬유업계는 최근 모임을 갖고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 사업에 경북지역 섬유업체들이 완전 소외되고 있다며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 섬유업체들은 구미, 경산, 왜관, 영천 등 각 지역별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은 “경북지역의 섬유산업은 업체수 1,142개로 대구(1,906개)보다 적지만 지금까지 생산액은 5조5,230억원으로 대구(4조7,490억원) 보다 훨씬 많지만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사업에는 섬유기계 분야를 제외하고 완전 소외됐다”고 주장했다. 경북지역 섬유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대구시는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는 대구ㆍ경북이 공동 추진했던 1단계 사업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지역산업진흥사업’인 만큼 경북지역 업체를 수혜 대상으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단계 사업은 프로젝트별로 중앙정부에서 일괄 지원했지만 참여정부 들어서면서 R&D에 대한 지원방식이 지역별로 특화전략을 마련하고 그에따라 중앙정부가 매칭펀드로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시는 특화산업에 ‘섬유’가 포함됐지만 경북도는 ‘섬유가’ 배제됐다는 설명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는 98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205억원의 지방비(민자 286억원)를 투입하지만 2단계 밀라노프로젝트와 관련한 경북도 예산 편성은 전무하다”며 “경북도가 대구시와 똑같은 지방비(205억원)를 2단계 사업에 투자하지 않는 한 경북섬유업체의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경북도는 “1단계 사업(6,700억원)이 섬유 인프라 구축을 명분으로 철저하게 대구 중심으로 진행된 만큼 2단계 사업에는 경북지역 업체들에게도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지역 경제계는 “지역 섬유업계는 지난 5년동안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고도 여전히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데도 또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다”고 곱지않은 시선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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