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ㆍ1 대책, 국회가 답할 때다


정부가 '4ㆍ1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주택 거래 정상화와 주거 복지 증진의 틀에서 마련됐다. 이번 대책을 두고 시장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거의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번 대책에 담긴 세부 내용이 46개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그간 정부에서 성역처럼 여겨오던 금융 규제를 제한적이나마 완화한 점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 노력 긍정적

그러나 한편으로 이번 대책에 대해 부분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시장에서도 나타났지만 몇몇 대책에서는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기왕에 정부에서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패키지로 대책을 내놓으려고 작정한 만큼 일부 내용에서는 좀 더 과감한 조치를 내놓았으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세제 혜택 기준으로 전용 85㎡ 이하, 9억원 이하 주택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실제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주택 규모는 전용 85㎡를 넘는 중대형 주택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주택 규모를 85㎡ 이하로 제한함으로써 거래가 많은 중소형 주택의 거래만 촉진시킨 채 정작 거래가 필요한 85㎡ 초과 주택의 침체는 오히려 더욱 깊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또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주택에도 서민 전세 수요가 존재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임대사업자가 매입 후 임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는 전용 85㎡가 넘는 주택도 가격이 서울보다 싼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도권과 지방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양도세 감면 시 면적 기준은 없애는 것이 대책의 효과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본다.

이와 함께 이번 대책에는 1세대 1주택자 보유분만 양도세 면제 대상으로 돼 있는데 이는 1세대 2주택 이상의 다주택자의 부동산 거래가 중지되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도 양도세 면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시장을 정상화하는 데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또 양도세 면제 내용은 국회의 입법 과정에서 처리가 지연되거나 하면 오히려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고 수요자들이 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거래가 끊기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양도세 면제의 시행일을 대책 발표가 나온 4월1일로 소급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주택도 신규 지정을 하지 않는 등의 소극적 대책보다 제도 자체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차피 공공부문에서 분양아파트를 대폭 축소하고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면 '보금자리주택 특별법'을 종전의 '국민임대 특별법'으로 환원하는 것도 생각해 봄직하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공공부문은 전용 60㎡ 이하의 국민임대주택만 건설하는 등의 역할 재정립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 외에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금융권 자율에 맡기는 것도 대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지난 3월23일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주택 거래에 대한 취득세 감면이 재시행됐다. 1월분 거래부터 소급해 취득세를 감면하기는 하나 6월까지의 세제 감면 기한을 감안하면 시행 기간이 3개월 남짓에 불과하다. 초단기 세제 감면으로 주택 거래를 진작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더욱이 세제 감면이 종료되는 6월 이후에는 주택 거래가 급속히 냉각될 수도 있다. 취득세 감면이 주택 거래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크다는 점을 감안해 6월까지의 감면 기한을 연장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울러 다주택 '하우스푸어'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없는 점도 문제다. 매도자인 하우스푸어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거래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양도세 혜택을 매수자뿐만 아니라 다주택 매도자에게도 줘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국회의 신속한 법안 처리 절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내용 중에는 국회의 법률 개정을 수반해야 하는 내용이 대다수 포함돼 있다. 그간의 예를 보건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아도 입법 과정에서 제대로 처리가 안된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이번 대책만큼은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국회의 신속한 법안 처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패키지 종합대책 발표는 달리 말하면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 회복을 위한 여러 시장 참여자들의 노력에 국회가 더 이상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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