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 악화로 '밀린 지방세 징수'가 광역자치단체들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올 들어 체납액 징수실적이 지자체별로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납액이 큰 광역시도에서는 서울시와 인천시의 징수 실적이 크게 저조한 반면 경기와 경남 등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9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5년도 지방세 체납액 정리 실적(6월말 기준)을 보면 전국 17개 광역시도가 5,433억원을 징수했다. 2014년도 이월 지방세 체납액은 모두 3조7,214억원으로 이 가운데 올해 징수 목표액은 1조1,164억원이다. 전국 광역시도는 올해 상반기 징수 목표액이 4,466억원이었는데 실제 거둬들인 세금은 5,433억원에 달해 22%가량 웃돌았다. 지자체들이 상반기에 징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실적이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체 목표대비 징수율은 49%로 절반을 조금 못미쳤다.
하지만 지자체별 징수실적으로 보면 징수율이 최대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체납 규모가 큰 곳일수록 오히려 징수실적이 저조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상반기 목표대비 체납 징수율이 좋은 곳은 대구시(274%), 세종(220%), 전북(210%), 경남(200%) 등으로 나타났고 부산, 대전, 전남 등도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이월 체납액이 1조2,361억원으로 17개시도 전체의 33%를 차지하는 서울시의 상반기 징수액은 목표액에 크게 못미쳤다. 서울시는 당초 상반기에만 1,483억원을 징수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1,230억원에 그쳤다.
지방세 부과를 놓고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인천시도 상반기동안 371억원 징수하는데 머물러 목표치에 110억원이나 미달했다. 징수율이 77%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낮았다. 서울시와 인천의 경우 연간 목표 징수율로 보면 각각 33%, 31%에 머물러 하반기에 강력한 체납 징수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 한 목표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체납액이 9,139억원으로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경기도는 올 상반기에만 1,622억원을 거둬들여 목표 대비 징수율이 148%에 달했다. 징수 액수로도 서울시를 제치고 가장 많았다. 경기도는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고액 지방세 체납자의 경우 해외송금 내역까지 추적하는 등 체납에 강력 대처하면서 징수율 제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행자부는 지난달부터 시군구의 지방세 징수업무를 납세자의 주소지 또는 재산 소재지를 관할하는 다른 시군구에 위탁해, 위탁받은 시군구가 대신 징수해 주는 징수촉탁제도를 확대 시행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체납액 징수는 경기 상황과 맞물려 있지만 무엇보다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오는 10월께 전국 시도들의 체납징수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