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 대안이다] <2>주식, 생활속으로…

'적금붓듯' 주식투자…새 트렌드로
펀드 1~2개 가입은 기본…간접투자 정착
직접투자자도 '대물림'할 우량주 주로 매수


[주식이 대안이다] 주식, 생활속으로… '적금붓듯' 주식투자…새 트렌드로펀드 1~2개 가입은 기본…간접투자 정착직접투자자도 '대물림'할 우량주 주로 매수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관련기사 • 미국의 경우는 •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 “3년 이상 길게 가져갈 5개 종목을 자체적으로 선정해 매월 100만원씩 투자합니다. 시세에 관계없이 전월 적게 산 종목을 그 다음달 집중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유일한 투자 원칙입니다. 현재까지는 대 성공입니다.” 개업의 윤모씨(38ㆍ경기 성남 분당)는 앞으로 우량주가 꾸준한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수개월간 재무제표ㆍ신문보도 등을 연구한 끝에 삼성전자, 국민은행, 현대차, SK텔레콤, 신세계 등 5개 종목을 선정, 매월 꾸준하게 매입하고 있다. ‘나만의 적립식펀드’를 구성한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 마케팅부서에서 일하는 안모(40) 차장은 지난 2000년부터 보너스의 절반을 투자, 자기은행 주식을 산다. 그는 “우리 은행이 망하진 않은 것이란 판단 아래 은행 금리보다 나은 수익을 올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 모은다”며 “두 아들이 결혼하면 그 때까지 모은 주식을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100을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주식시장의 분위기는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과거처럼 여의도가 들뜨지도 않고, 증권사 객장은 차분하기만 하다. 분위기만을 본다면 1,100이 아니라, 700수준이라는 게 증권가 사람들의 말이다. 주식투자가 일반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과거와 비교해 분명 직접투자자는 많이 줄었어요. 하지만 상당수의 가정에서 적립식 펀드 한 두개는 들었을 정도로 간접투자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하루 하루의 시세변화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과거에는 주식이란 게 한번 훑고 지나가면서 모든 걸 앗아가는 광풍이었지만 이제는 있는 듯 없는 듯 내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생활이 된 거죠” (김학균 굿모닝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주식투자가 단기간의 거금을 쫓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이제는 일반인들의 ‘친숙한 주식예금’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경기도 분당의 주부 배모(38)싸는 올 초부터 2개의 적립식 펀드에 각각 10만원, 40만원씩 매달 50만원을 넣기 시작했다. 적금 붓던 게 끝나자 그 돈만큼 주식으로 돌린 것이다. 20년 이상 돈만 생기면 은행에 넣던 그가 생각을 바꾼 것은 금리 때문이었다. 금리가 워낙 쥐꼬리여서 묻어둬도 커지지를 않고 언젠가부터는 그나마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이 섰다. 배씨와 같은 간접투자자들이 늘면서 펀드상품의 대표격인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지난 연말 8조5,520억원에서 13조6,450억원(7월말 기준)으로 5조930억원이 불어났다. 또 가입자 대부분이 개인인 적립식펀드의 수탁고가 8,870억원에 달한다. 적립식펀드는 매월4,000억~5,000억원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올들어 개인들은 주식시장에서 6조1,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한동직 대한투신운용 사장은 “요즘 개인은 우리나라가 저금리와 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잘 이해하고 있는 똑똑한 투자자”라며 “이들의 주도로 주식시장이 투기에서 투자로 바뀌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투자를 고집하는 투자자도 종목선정, 투자기간을 설정할 때 단타종목보다는 내재가치가 우량한 종목에 더 큰 관심을 가진다. 주식에 대한 관심을 단순 매매를 통한 수익창출보다는 중장기 자산형성의 축으로 삼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D증권 여의도 지점장 K씨는 “투자자들의 성향이 변하고 있다”며 “단타 종목보다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배당주, 가치주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바탕에는 한국경제의 구조변화, 저금리 기조, 급속히 진행되는 노령화 등이 자리잡고 있다. 김범석 한국투신운용 사장은 “‘길어진 수명, 짧아진 정년’이 투자문화에 큰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주식투자는 간접투자가 메인 스트림이 되고 직접투자는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5/08/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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