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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횡포에 서민만 '골탕'
전셋값 상승 틈탄 허위 매물 등록·매물 감추기 기승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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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이 이것 하나뿐인데.” “그건 벌써 팔렸고….”
국지적인 전셋값 상승을 틈탄 부동산중개업소의 횡포가 서민들을 울리고 있다. 좋은 조건의 전세매물을 감추는가 하면 수요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있지도 않은 매물을 인터넷 사이트에 등록해놓는 등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5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부족 현상이 빚어지자 일선 중개업소들의 허위 매물등록과 매물 감추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기도 K시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109㎡형 전세물건을 찾던 권모(38ㆍ여)씨는 단지 전체에 전세매물이 하나밖에 없다는 중개업소의 말만 믿고 계약하려 했다. 하지만 권씨는 주변 중개업소들에 알아본 결과 예상보다 전세매물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는 계약을 포기하고 결국 다음날 다른 전셋집을 구해 계약을 체결했다.
권씨는 “이곳저곳 수소문해보니 실제 전세매물이 생각보다 많았고 원래 계약하려던 물건보다 입지나 가격 면에서 유리한 물건이 많았다”며 “알고 보니 몇몇 매물은 처음에 계약하려던 중개업소에도 이미 나와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많다고 하면 계약이 잘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계약을 빨리 성사시키려다 보니 (중개업소 사이에) 매물 감추기가 관행화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로서는 이처럼 감춰진 매물을 찾기 위해 숨바꼭질까지 벌여야 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셋값 상승에 이 같은 매물 감추기가 한몫을 한다고 보고 있다.
정보제공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존 전셋집 계약 만기일에 맞춰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들로서는 매물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선택의 여지도 없이 부르는 값에 계약을 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개업소 간 매물잡기 경쟁도 시장왜곡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전세를 구하던 김모(41)씨는 인터넷에서 모 정보제공업체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을 보고 중개업소를 찾았다. 하지만 중개업소 측에서는 “좀 전에 팔린 물건”이라며 다른 매물을 소개했다.
김씨는 “당일 아침에 등록된 물건이 몇 시간 만에 팔렸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른 물건을 계약하기는 했지만 ‘속은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정확한 매물현황 고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한 부동산 매매ㆍ전세 거래가 확산되다 보니 중개업소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거래의 투명성이나 소비자 피해구제 장치는 전무하다”며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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