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공화당 경선서 2연승 질주

뉴햄프셔 39% 득표율 1위
사우스캐롤라이나서 승리땐 오바마 대항마 입지 굳힐듯
론 폴은 23%로 2위 '선전'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지사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해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을 위한 경선에 나설 때를 제외하고 공화당 역사상 초반 두 번의 경선을 승리로 이끈 최초의 후보가 된 롬니는 대세론을 더욱 확산시킬 수 있게 됐다. 다음 분수령은 오는 21일의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경선이다. 롬니 전 주지사가 이 지역에서도 승리하면 경선 초반 버락 오마바 대통령의 대항마로서의 입지를 거의 확실하게 다질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 개표 결과 롬니는 39%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득표율은 4년 전 득표율인 32%보다 올라간 것이다. 이어 론 폴 하원의원이 23%를 기록하며 17%인 존 헌츠먼 전 유타주지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뉴트 깅리지 전 하원의장과 아이오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각각 9%를 얻었다. 뉴햄프셔에서 선거운동을 포기한 릭 페리 텍사스주지사는 1%로 꼴찌를 차지했다.

99%까지 개표하고서야 1, 2위가 갈렸던 아이오와와 달리 롬니 전 주지사의 텃밭인 뉴햄프셔에서의 승부는 롬니가 투표종료 30분 만에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일찌감치 결정됐다. 롬니 전 주지사는 공화당원들로부터 49%에 달하는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30대 이하 비공화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은 폴 의원의 선전과 샌토럼 전 상원의원의 부진으로 '롬니 대항마'자리를 놓고 벌이는 2위 후보들 간의 경쟁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3위에 오른 헌츠먼 주지사 역시 모르몬교도라는 점 등 때문에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포진한 공화당 보수파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뚜렷한 대항마가 떠오르지 않고 경선탈락자도 나오지 않는 현상황은 롬니 전 주지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롬니 전 주지사가 초반 승리의 여세를 몰아 보수성향이 강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도 이긴다면 공화당 경선 승부는 오는 3월6일 슈퍼화요일보다 훨씬 이전에 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다른 후보들은 롬니 대세론을 꺾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이들은 롬니 전 주지사의 프라이빗에쿼티펀드인 베인앤컴퍼니 경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날 베인앤컴퍼니 같은 기업인수회사에 대해 "기업들이 병들기를 기다리는 독수리(vulture)"라며 "(기업들을) 맹렬히 공격해 시체를 먹어 치우고 해골만 남긴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또 깅리치 전 하원의장을 지지하는 '슈퍼PAC'는 다니던 회사가 베인앤컴퍼니에 인수된 후 일자리를 잃게 된 근로자들의 증언을 담은 광고를 플로리다에서 내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롬니 전 주지사는 "자유기업에 대한 공격은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나올 줄 알았지 깅리치가 할 줄은 몰랐다"고 응수했다. 공화당 내에서는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공방이 자칫 민주당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가운데 깅리치 전 하원의장와 다른 후보들이 좀 더 절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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