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월드컵축구 본선 G조 한국의 첫 상대 토고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위협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막판 역습을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오토 피스터 감독이 이끄는 토고 축구대표팀은 14일 밤(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남부도시 시타르트의 와그너 앤드 파트너스 슈타디온에서 열린 월드컵 본선(H조)진출국 사우디와 A매치에서 전.후반 내내 공격 주도권을 잡았지만 후반 41분 알 하우사우이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졌다.
토고는 그러나 지난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3전 전패로 탈락할 당시의 무력한 플레이에서 매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와 팀내 잡음, 엉성한 훈련 분위기로 어수선한 것처럼 보였던 토고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두 번이나 꺾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34위 사우디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토고는 아스날에서 뛰는 간판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나오지 않고 월드컵 예선 당시 주전 4-5명이 빠졌지만 오른쪽 윙백 셰리프 투레, 공격수 압델 쿠바자,아데칸미 올루파데가 사우디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전반 9분 오른쪽 수비진영 측면 뒷공간이 뚫려 사우디의 알 테미야트에게 일대일 찬스를 허용한 토고는 주전 골키퍼 코시 아가사 대신 나온 오루 창니루의 선방으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전반 중반부터 토고의 공세가 시작됐다. 18분 올루파데의 중거리 슛으로 포문을연 토고는 22분부터 7분 사이 쿠바자의 드리블 돌파와 세나야 주니오르의 중거리슛,말름의 헤딩슛으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토고의 장신 중앙 수비수 니봄베와 창가이는 사우디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사전차단해 역습을 막았다.
35분에는 투레가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해 세나야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올렸으나 마무리 슈팅이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후반에도 공세는 이어져 7분 중앙을 돌파한 쿠바자의 슈팅을 사우디 골키퍼 마부르크가 간신히 쳐냈고 1분 뒤 코너킥 세트플레이에서 말름의 다이빙 헤딩슛은 수비수 몸에 맞고 나갔지만 골이 될 뻔했다.
후반 21분 투레는 드리블로 수비수 둘을 제치고 왼발 슛을 날려 사우디 수비진의 혼을 뺐다.
그러나 토고의 약점은 역시 한 번에 무너지는 수비 라인이었다.
급해진 사우디는 14년 대표 경력을 지닌 '사막의 여우' 알 자베르를 후반 27분교체 투입했고 41분 자베르의 발끝에서 결승골이 연결됐다.
자베르가 아크 뒤쪽에서 수비진 틈 사이로 날카로운 스루 패스를 연결하자 알하우사우이가 순식간에 수비수 사이로 침투해 골키퍼까지 제친 뒤 텅빈 골문에 결승골을 꽂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