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마트와 카드사간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면서 할인점에서의 기존 카드시스템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인상에 반발, 비씨카드와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고 오는 6일부터는 KB카드와의 가맹점 계약도 해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카드시스템 붕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신용카드업계는 현금 대신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할 뿐 아니라 내수진작 효과와 함께 신용사회 정착을 앞당길 수 있다며 카드사용자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 등을 통해 국민들의 카드사용을 독려해왔다.
그러나 신용카드사들의 출혈경쟁과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속출하면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경영난에 빠졌고 카드사들이 이같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가맹점 수수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지금의 수수료 분쟁이 촉발됐다는 것이 할인점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할인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당장은 소비자들이 불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최저가격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할인점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해 재고할 시기가 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최저가 판매를 원칙으로 하는 할인점에서 2% 이상 되는 가맹점 수수료를 내면서까지 신용카드를 받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카드를 받지 않게 되면 제품가를 확실하게 내려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까르푸와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이 국내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는 비싼 카드수수료를 이유로 카드를 받지 않다가 거센 여론의 압력에 굴복, 뒤늦게 카드를 받기로 했던 전례가 있다.
국내에 6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미국계 할인점 코스트코홀세일은 삼성카드 하나만을 취급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할인점에서 카드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코스트코홀세일 등의 예를 볼 때 할인점이 반드시 카드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소비자들도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건전한 경제시스템 정착을 위해 불편을 일정부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